獨 16년만 정권교체 한발 더…민심회복·기후변화 대응 등 과제

獨총선서 사민당 25.7%로 최다득표…2위와 1.6%p차
집권당 16년만에 우에서 좌로 교체 가능성↑
군소정당 몰락 위기 사민당 숄츠 인기에 기사회생
향후 연정 관건…민심회복·국제사회 리더십 유지 과제
  • 등록 2021-09-27 오후 6:50:48

    수정 2021-09-27 오후 9:09:35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독일 연방의회 총선에서 중도좌파인 사회민주당(사민당·SPD)이 승리하면서 화려한 부활의 신호탄을 올렸다. 아직 연방의회 내 과반수를 차지하기 위한 연정 구성 협상이 남아 있지만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면서 정권교체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섰다.

(사진= AFP)


숄츠 리더십이 이끈 사민당의 승리…정권교체 나서

27일(현지시간) 독일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사민당은 전날 치러진 총선에서 25.7%(잠정치)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최대 경쟁자인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은 24.1%로 근소한 차이로 뒤처졌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이번 선거는 사민당이 승리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유력 집권당에서 군소 정당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올 정도였기 때문이다.

1863년 창당한 사민당은 독일은 물론 유럽 중도좌파를 대표하는 정당으로 꼽힌다. 빌리 브란트, 헬무트 슈미트, 게르하르트 슈뢰더 등 3명의 총리를 배출했고, 정권을 잡지 못했을 때도 굳건한 제1 야당이었다.

하지만 2009년 총선에서 146석밖에 얻지 못하며 참패한 이후 ‘뒷방’으로 밀려나는 모양새를 보였다. 직전 총선인 2017년 총선에서 사민당의 득표율은 20.5% 였는데, 이는 슈뢰더 전 총리가 승리를 이끌었던 1998년 총선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중도 우파 정권이 장기 집권하는 사이 이렇다 할 차별성을 보이지 못한 데다 기후변화 등 핵심 과제에서는 같은 진영의 녹색당에 밀렸다는 평가다.

사민당의 회생을 이끈 것은 총리 후보인 올라프 숄츠 부총리 겸 재무장관이다. 숄츠는 메르켈 총리와 함께 내각을 안정적으로 이끌었을 뿐 아니라, △노동부 장관 △함부르크 시장 △사민당 사무총장 등을 지내며 정치력과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코로나19 대응, 유럽연합(EU)의 리더십 유지, 기후변화 위기 대응 등 산적한 과제 속에서 안정적인 검증된 리더십을 원한 독일 국민의 선택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7월 독일 서부를 휩쓴 홍수로 180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홍수도 이번 총선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홍수 재해 현장을 방문한 기민·기사 연합의 아르민 라셰트 총리 후보가 웃고 떠드는 모습이 언론을 통해 퍼지면서 민심을 급격히 잃은 탓이다. 올해 4월 30% 초반이었던 라셰트의 지지율은 이후 급격히 하락한 반면, 숄츠의 지지율은 상승세를 탔다.

숄츠는 잠정집계 발표 이후 연설에서 “많은 사람들이 정부의 변화를 원했고 이 나라의 차기 총리가 올라프 숄츠가 되길 원했기 때문에 사민당에 십자가를 지웠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연정 구성이 관건…‘열쇄’ 쥔 녹색당, 사민당에 힘 실어

다만 아직 기민·기사 연합에도 기회가 남아 있다. 독일의 경우 의석 과반을 확보한 정당이 내각을 구성하는 권한을 갖는다. 현실적으로 단일 과반 정당이 나오기 어려운 구조여서 연정이 필수다. 과거 기민·기사당이 단독 과반을 얻었을 때도 향후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연립정부를 구성했을 정도다.

사민당이 선거에서 승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기민·기사당 연합에도 기회가 남아 있다는 이야기다. 사민당과 기민·기사당 연합의 ‘대연정’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사민당과 기민·기사당을 각각 중심으로 한 3개 이상의 정당간 이합집산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독일 전후 역사상 3당이 연정을 추진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독일 주간 슈피겔은 “이제 권력을 잡기 위한 포커 게임이 시작된다”고 표현했다.

중요 의제와 정치적 입장이 각기 다른 정당들이 함께 정부를 구성하기로 하는 과정은 짧게는 몇 주에서 길게는 몇 달이 소요된다. 2017년 총선 때도 연정 합의까지 4개월이 걸렸다. 단지 의석수를 확보하는 것을 넘어 모자란 부분을 채우고 대립하는 의견을 중재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이후 국정 운영을 하기 위한 민심을 확보할 수 있다.

현재로서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사민당이 녹색당·자유민주당(FDP)과 연정을 구성하는 것이다. 이 연정은 세 정당을 상징하는 색깔에 빗대 ‘신호등 연정’이라고 불린다. 이 경우 사민당 총리 후보인 숄츠가 총리가 된다.

이번 연정 협상의 ‘핵심 키’로 부상한 녹색당의 안날레나 베어복 공동대표는 “새 출발을 해야 할 때”라며 사민당으로의 정권 교체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을 시사했다. 녹색당은 14.8%를 득표하며 당 역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녹색당과의 연정은 의석수 확보뿐 아니라 시급한 의제로 떠오른 기후변화 위기 대응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편, 연정이 구성돼 내각 구성 권한을 갖는 정당이 나올 때까지 메르켈 총리가 총리직을 계속 수행하게 된다. 협상 시한이 오는 12월 17일을 넘기게 될 경우 메르켈 총리의 임기는 동·서독 통일을 이끈 헬무트 콜 전 총리를 제치고 전후 연방 독일 사상 최장수 총리에 등극할 전망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화사, 팬 서비스 확실히
  • 아이들을 지켜츄
  • 오늘의 포즈왕!
  • 효연, 건강미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