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단순히 서책교과서가 스마트패드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수업 방식과 콘텐츠가 혁신되는 거라고 주위 학부모들에게 꼭 설명해주고 싶어요.” 경기도 광주에 사는 서가영 씨는 13일 초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딸 김하랑 양과 함께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교육혁신 박람회’를 찾아 이같이 말했다. 교육부는 이날부터 오는 15일까지 3일간 AI 디지털교과서(AIDT) 활용 수업과 늘봄학교 체험교실 등을 선보인다.
| 13일 일산 킨텍스에서 진행된 ‘2024 대한민국 교육혁신 박람회’에서 한 출판사가 전시 중인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 각각 교사와 학생 화면이 전시되고 있다. (사진=김윤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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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씨는 AIDT 실물을 확인하기 위해 박람회장을 찾았다가 ‘미래교실’ 시연을 보고 기존의 부정적 인식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그는 “처음엔 선생님들이 스마트기기로 문제만 풀게 하는 수동적인 수업이 될까 걱정했다”면서 “하지만 AIDT 콘텐츠로 다양한 개념 설명과 수준별 문제 풀이가 가능한 걸 보고 생각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박람회장에서는 각 출판사가 개발한 초·중·고교용 영어·수학·정보 과목의 AIDT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었다.
내년부터 AIDT를 도입해야 하는 교사들도 박람회장을 찾았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교사들이 서책형 교과서와 달리 AI 기능으로 학생들의 흥미를 어떻게 끌 수 있을지를 주로 문의했다”고 전했다.
| 17일 진행된 ‘2024 대한민국 교육혁신 박람회’에서 AIDT를 활용한 초등학교 영어 수업 시연이 진행되는 모습. (사진 제공=교육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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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은 AIDT의 장점으로 수업 준비 시간 단축과 맞춤형 수업 가능성을 꼽았다. 이날 고등수학 수업을 시연한 전병제 경기 성문고 교사는 “AI가 자동으로 학생들의 성취수준을 분석해 맞춤형 문제를 제공하기 때문에 더 정확한 학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에는 학생 수준별로 상·중·하 문제와 정답을 준비하는 데만 하루가 걸렸는데, AIDT로 이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아 서울 경일초 교사는 “수업 재구성이 쉬워진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며 “기본 틀에서 학생 수준에 맞춰 콘텐츠를 추가하거나 빼고, 수업 순서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했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김 모(40) 씨는 “AIDT가 즉각적인 정답을 제공하다 보니 아이들의 사고력 발달을 저해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인프라 문제도 지적됐다. 이날 고등학교 수업 시연에서는 행사장 인터넷 속도 문제로 수업 시작 20분이 지나도록 참여 학생 7명 중 4명이 로그인조차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행사장에서는 여러 출판사의 공유기 간 간섭 문제로 문제가 있었지만, 실제 학교에는 이를 방지하는 장비가 설치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교육부와 전국 시도교육청은 이달 말까지 출판사들과 AIDT 구독료 협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