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재정론자' 김무성, 증세론 정면돌파

김무성 "우리나라 낮은 조세부담률 생각해볼 때"
증세는 朴정부 금기어‥정치적인 난관은 불가피
  • 등록 2014-08-20 오후 5:32:22

    수정 2014-08-20 오후 7:51:39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정치권의 대표적인 ‘건전재정론자’로 꼽힌다. 그가 지난해 4·24 재보선을 통해 19대국회에 입성한뒤 가장 먼저 내놓은 법안도 국가재정법 개정안이다. 해당 회계연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직전 회계연도 비율보다 낮게 유지되도록 한 게 골자다.

이는 기업 혹은 가계의 빚이 과도하면 국가가 어떻게든 수습할 수 있지만, 국가재정의 근간이 무너지면 상황이 걷잡을 수 없어진다는 우려에서다. 국가가 파산하면 국민들, 특히 서민들이 극심한 고통을 겪는다는 건 역사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현재 복지수요가 폭발하는 상황이다.

김무성, 朴정부 금기어 ‘증세’ 공식 거론

김 대표가 20일 관훈토론회에서 ‘증세’를 정면으로 거론하고 나선 것도 이같은 고민의 연장선상이다. 증세는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사실상 ‘금기어’였다. 그럼에도 그가 당 대표 직함을 걸고 증세 논의를 공식화한 것은 그만큼 건정재정에 대한 진정성이 있다는 관측이 많다. 실제 그는 지난 2012년 18대대선을 앞두고도 ‘부유세 신설’ 카드를 꺼낸 적이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증세에 대한 질문에 “제가 20여년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국가운영에 있어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생각할때 국가 재정건전성을 잘 유지하면서 국민들의 복지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이라고 본다”고 운을 뗐다.

2010년 기준 주요 OECD 국가들의 조세부담률. 출처=OECD
그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경제성장이 이뤄져 성장의 과실로 세금이 들어와 복지예산을 확보하는 것”이라면서도 “그런데 지금 성장이 안되고 있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그는 그러면서 “과연 이명박정부 시절 감세가 옳았는지 회의적이다.우리나라의 낮은 조세부담률에 대해 생각해볼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보면, 지난 2010년 기준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은 19.3%다. 조세부담률은 GDP 대비 조세의 비율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수준은 미국(18.5%)과 일본(16.3%)보다는 높다. 하지만 영국(28.2%)과 독일(22%), 프랑스(26.3%), 스웨덴(34.1%) 등 유럽 국가들보다는 낮다. 김 대표가 “복지국가들은 조세부담률이 상당히 높다. 증세 외에 무슨 방법이 있겠느냐”고 한 건 이 점을 지적한 것이다.

김 대표의 이날 발언은 일단 ‘부자’들의 소득세를 더 높여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2010년 기준 우리나라의 소득세 부담률은 3.6%로, OECD 평균(8.4%)보다 훨씬 낮다. 법인세·소비세 등 다른 세목들과 비교해도 그 차이가 크다. 그는 이날 관훈토론회 후 국회에서 열린 ‘피케티 21세기 자본론’ 토론회에서도 “피케티의 주장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토마 피케티는 소득상위 1%의 부자들에게 최고 80%의 부유세를 주장한 프랑스 출신 경제학자다.

이와 함께 그가 ‘이명박정부의 감세’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법인세 인상도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대기업에 대한 각종 비과세 감면을 줄여 법인세 실효세율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김무성 정면돌파, 정치적 난관 불가피

다만 김 대표의 증세론 ‘정면돌파’는 정치적으로는 난관이 불가피하다. 박근혜정부는 ‘증세 없는 복지’를 누누히 강조해왔으며, 이번 ‘최경환 경제팀’ 역시 증세는 선을 긋고 나섰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 대표는 여권내 비주류 좌장 격으로 분류된다. 김 대표가 아직은 친박세(勢)가 강한 여권 전반과 다소 각을 세운다는 관측도 가능한 대목이다.

특히 여권이 당장 올해 정기국회에서 법인세 인상 등 증세를 주장하는 야권과 ‘세금전쟁’을 벌일 게 뻔한 상황이어서 이날 김 대표의 발언은 그 정치적인 파장이 더 주목된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화사, 팬 서비스 확실히
  • 아이들을 지켜츄
  • 오늘의 포즈왕!
  • 효연, 건강미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