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노트7, 모바일AP 발열이 배터리로 전달됐을 수도"

업계 관계자 "모바일AP 둘러싼 패키징이 기존과 달라"
부품 변경은 단가 낮추려는 목적..마진 애플보다 낮아
  • 등록 2016-10-12 오후 3:21:51

    수정 2016-10-12 오후 7:13:31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출시 54일 만에 전격 단종을 결정한 갤럭시 노트7의 소손 원인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구동 과정에서 발생한 열이 배터리로 전달돼 일어났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12일 익명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갤럭시 노트7 내부는 기존의 갤럭시 노트5나 갤럭시S7과 달리 모바일 AP 패키징에 미세한 구멍이 뚫려있지 않아 열을 방출하기가 이전보다 용이하지 않은 구조를 갖고 있다. 갤럭시 노트7의 모바일AP는 퀄컴의 스냅드래곤820과 삼성전자의 엑시노스8890 프로세서가 함께 사용되며 그 겉부분을 별도의 소재로 감싼 모습이다.

모바일 AP는 스마트폰의 각종 기능, 즉 부팅에서부터 인터넷 연결, 그래픽 처리, 동영상 재생, 배터리 급속 충전 등의 기능을 모두 관장하고 있어 동시에 여러가지 기능을 구동할 경우 고도의 열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갤럭시 노트7의 경우는 홍채인식 등 신기능이 들어가면서 AP가 더욱 복잡하게 구동돼 기존 제품보다 더 많은 열이 발생할 수 있으며, 미세한 공정의 차이지만 이전에 비해 열을 방출하기 어려웠을 수 있다. 이런 가운데 갤럭시 노트7의 내부 구조상 모바일 AP와 배터리간 간격이 갤럭시S7에 비해 가깝게 붙어 있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한 열이 배터리로 옮겨붙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처음에는 배터리에만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배터리에 관한 조사만 실시하다보니 다른 부분을 미처 살펴보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소손이 발생한 갤럭시 노트7 사진을 보면 스마트폰 가운데에서부터 열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AP가 여러가지 기능을 동시에 구동하다보니 더욱 많은 열을 발생시켰고, 패키징 변화로 열을 안전하게 방출하기가 이전보다 어려웠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7의 모바일 AP 패키징에 변화를 준 것은 단가 인하 목적이 가장 큰 것으로 판단된다. AP 패키징에 구멍을 뚫기 위해서는 한 차례 공정이 더 들어가야 하지만, 갤럭시 노트7의 경우 공정을 줄이더라도 열을 충분히 잡아낼 수 있었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7은 갤럭시 노트7과 동일한 IP68 등급의 방수 기능을 갖췄으나 AP 구동시 패키징에 뚫린 구멍으로 일정 부분 열을 빠르게 방출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부문 마진율은 경쟁사인 애플에 비해 절반 이상 낮은 편이다. 지난 8월 시장조사업체 캐너코드 제뉴이티(Canaccord Genuity)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삼성전자의 모바일 부문 마진율은 17%였고, 지난해는 11%로 더 낮았다. 애플의 지난 2분기 모바일 부문 마진율은 2015년과 동일한 38%로 유지됐다.

이와 별도로 배터리의 급속충전 등을 담당하는 소프트웨어(SW)상 오류가 발생했을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갤럭시 노트7에 탑재된 관련 SW는 직접 제작한 것이 아닌 해외에서 개발된 SW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삼성전자는 “한국 국토교통부와 국가기술표준원,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 등의 갤럭시노트7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답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7 분해모습(위쪽)과 갤럭시S7 분해 비교.(출처 : 폰 아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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