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수요일’… 10년 국채선물, 사상 최초 하한가[채권마감]

10년 국채선물, 가격 제한폭까지 하락
10년물 금리, 32.1bp 상승…2009년 이후 최대폭
“이 정도 하락할 줄은…” 시장 당혹감
강세 모멘텀 부재, 관망세 이어질 전망
  • 등록 2023-10-04 오후 5:08:26

    수정 2023-10-04 오후 5:09:35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10년 국채선물이 사상 최초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10년 국채선물은 291틱(2.70%) 하락한 104.99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낙폭을 경신했다. 국채 현물 금리는 일제히 20bp(1bp=0.01%포인트) 넘게 급등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 국채선물 가격 추이(자료=마켓포인트)
이날 채권시장에 따르면 10년 국채선물은 일일 가격제한폭(2.70%)에 해당되는 291틱 하락한 104.99를 기록, 사상 최초 하한가를 기록했다. 한 운용사 채권 운용역은 “연휴 간 미국채 금리 급등을 한꺼번에 반영한 데다 입찰까지 겹치면서 매도세가 컸다”고 짚었다.

10년 국채선물 수급을 살펴보면 외국인이 3821계약, 은행이 1605계약 순매도를, 금융투자 1701계약, 투신 1849계약, 연기금 979계약 순매수를 보였다.

3년 국채선물도 81틱 급락한 102.24에 거래를 마쳤다. 수급으로는 금융투자가 3154계약, 은행 6589계약 순매도를, 외국인은 8146계약 순매수했다.

국고채 현물도 일제히 약세였다. 국고 3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22.4bp 오른 4.180%에 거래를 마쳤다.

5년물은 전거래일 대비 26.1bp 오른 4.203%, 10년물은 전거래일 대비 32.1bp 오른 4.351%를 기록했다.

3년물 금리는 지난해 9월27일 34.9bp 이래 가장 큰 상승폭을, 10년물 금리는 지난 2009년 2월2일 34bp 급등 이래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이어 20년물은 30.0bp 오른 4.246%, 30년물은 30.3bp 오른 4.199%로 마감했다.

5년물 이하 중단기물은 지난해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지만 10년물 이상 장기물은 지난 2009년 이래 가장 큰 폭의 상승을 보인 셈이다.

이 같은 금리 급등에 시장 참여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운용사 채권 운용역은 “물론 연휴 동안 미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채권 가격 약세를 예상은 했지만 사실 이 정도로 내려가리라곤 예상 못 했다”면서 “다들 ‘금리 인상 막바지다, 다 왔다’ 하다가 금리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면서 놀란 분위기”라고 전했다.

당분간 강세 모멘텀이 부재한 만큼 관망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국제유가도 변수인 만큼 금리가 방향을 바꿀 만한 큰 재료를 찾아보긴 힘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양도성예금증서(CD)와 기업어음(CP) 91일물 금리도 일제히 올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CD 91일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1bp 오른 3.84%, CP 91일물도 전거래일 대비 1bp 오른 4.05%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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