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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TV 연설에서 “현재 가지시티는 포위돼 있고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그 안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며 “우리는 하마스가 결코 도달할 수 없으리라고 생각했을 지점까지 진입했다”고 밝혔다. 가자시티는 지난달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하마스의 근거지가 있는 최대 도시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 역시 기자회견에서 “IDF 병력은 북부와 남부에서 가자시티로 진입해 도보와 장갑차, 탱크 등으로 작전을 전개하고 있다”며 “가자지구의 테러리스트와 기반시설, 지휘관, 벙커, 통신소 등의 목표를 향해 가면서 올가미를 죄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지상전에 나선 군부대의 정확한 위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총리와 국방장관이 동시에 보병 전력의 작전 투입 사실까지 브리핑한 것은 시가전 개시를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상대로 가자지구 지상전에 돌입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09년 1월 3일 첫 지상전 때는 15일 만에 휴전 합의로 끝났다. 당시 팔레스타인 사람이 1400명 이상 숨졌다. 2014년 7~8월에는 이스라엘 청소년 납치·살해 사건으로 인해 이른바 ‘50일 전쟁’이 발발했다. 그때 팔레스타인 측 사망자는 2100명이 넘었다. 이번에는 이미 사망자가 1만명을 돌파했다고 가자지구 보건부는 밝혔고, 시가전이 이어질수록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더 나아가 ‘가자지구의 미래’를 두고서도 맹방 미국과 이견을 노출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ABC와 만나 가자지구 재점령을 넌지시 시사했고, 그 직후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CNN과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은 좋지 않다고 믿는다”고 반박했다. 미국이 제시하는 방식은 팔레스타인을 독립국가로 인정해 이스라엘과 공존하도록 하는 ‘두 국가 해법’이다.
추후 가자지구 통치 방식은 중동 정세 전반을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문제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입장차를 두고 국제사회 분쟁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이 줄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의 영향력이 예상보다 훨씬 제한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