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스냅타임>은 직접 프로필에 미성년자임을 알리는 내용을 적고 “공부하기 싫은데 놀 사람”이란 제목으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열어봤다. 대화방을 개설한 지 20분 만에 남성으로 추정되는 7명에게서 연락이 왔다. 이들 중 일부는 기자가 중학생임을 밝혔음에도 자신들이 성인임을 당당하게 밝혔다.
이후 신고 처리 과정을 살펴본 결과 카카오톡은 가해자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최대 5건까지만 신고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동이나 청소년을 노린 온라인 그루밍은 피해가 오랜 기간 걸쳐 일어나기 때문에 5건으로 추린다는 것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또한 신고 이후 처리 과정을 알 수 없는 것도 가해자에게 적절한 사용 제한 조치를 취했는지 알 수 없어 보다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매번 고도로 진화하는 SNS 그루밍 수법도 문제다. 전문가들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뿐 아니라 랜덤 채팅, 게임 채팅, 메타버스 채팅 등 다양한 방식으로 그루밍 성범죄가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대중매체에 쉽게 노출되어 있지만 적절한 규제가 없다”라며 “사이버상에서는 시공간을 초월해 언제든 범죄가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피해자도 많은데 대부분의 피해자가 이러한 기기를 많이 사용하는 청소년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소년들의 기기 사용에 대한 교육과 피해 이후 대처 방법 등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