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천공 '말짱 도루묵'…모듈트랜스포터 추가 '궁여지책'(종합)

구멍 3곳 지름 배로 늘렸지만 배출량 목표치 3%불과
유가족 반대 강행 불구 '천공 작업' 사실상 실패
특수운송장비 24대 추가 도입 등 '투 트랙' 전략
인양업체 상하이샐비지 측 입장 '미지수'
  • 등록 2017-04-04 오후 1:09:22

    수정 2017-04-04 오후 1:09:22

세월호 작업 관계자들이 4일 오전 목포신항만에서 선체 육상 거치에 동원하는 특수운송장비인 모듈 트랜스포터를 옮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목포=이데일리 김성훈 유현욱 권오석 기자] 세월호 감량을 위해 선체에 구멍을 뚫어 바닷물과 펄을 빼내는 해양수산부의 ‘천공 작업’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이에 따라 해수부는 선체 이동에 필요한 특수운송장비 모듈 트랜스포터 24대를 추가로 서둘러 도입할 방침이다. 유가족·미수습자 가족들의 반발에도 ‘(천공은)불가피한 선택’이라며 강행했지만, 선체만 더 훼손하는 결과를 불렀다. 일각에서는 선체에 구멍을 뚫고 자동차 등 화물 제거를 감행한 배경에 ‘비용’을 아끼려는 인양업체 상하이샐비지 측 눈치를 본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천공 크기 확대했지만…목포 배출량 고작 3%

이철조 세월호 현장수습본부장은 4일 오전 10시 목포신항 취재지원센터에서 연 브리핑에서 “선체조사위원회(선조위) 등과 논의해 기존에 뚫은 구멍 3개의 직경을 7㎝에서 15㎝로 확대했지만 진흙만 조금씩 배출되고 있다”며 “이 가운데 일부에서 바닷물이 배출돼 구멍의 크기를 추가로 확대할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해수부는 확대한 구멍을 포함해 지금까지 나온 바닷물과 펄의 양을 총 14~15t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 3일 해수부가 선체 천공을 통해 목표로 했던 배출량 수치(460t)와 비교하면 불과 3% 수준이다. 선체 훼손 우려에도 불구하고 작업을 강행했지만 사실상 실패한 셈이다.

이에 따라 해수부는 특수운송장비 모듈 트랜스포터 24대 추가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이 본부장은 “오전 모듈 트랜스포터 182대를 육상을 통해 차례로 목포신항에 들여오고 있다”며 “24대를 추가로 도입하는 방안도(상하이샐비지 측과 논의해)조속히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사전 준비를 거쳐 이르면 5일 추가 도입분을 포함해 모듈 트랜스포터의 시운전을 시도한다는 계산이다.

이 본부장은 “(소조기가 끝나는)7일까지 완전히 육상에 거치한다는 기존 계획에는 변동이 없다”며 “(15일 뒤인)다음 소조기 때 육상 거치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세월호 선체를 육상으로 옮기는 특수운송장비 모듈 트랜스포터가 4일 오전 목포신항만에 도착해 세월호 앞에 도열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모듈 트랜스포터(MT) 추가 도입…선체 감량·MT 지지능력 제고 ‘투 트랙’ 전략

처음부터 모듈 트랜스포터를 추가 도입하지 않고 ‘천공 작업’을 강행한 것을 두고 상하이샐비지 측의 손실을 막기 위한 상업적 결정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유가족·미수습자 가족들은 “천공을 추진하는 것은 침몰 원인 중 하나인 평형수 증거 능력을 부정하는 꼴이 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었다.

해수부는 그러나 모듈 트랜스포터 추가 도입 역시 천공 시도 전부터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24대 추가 비용 등)상하이샐비지 측 경영·재무적인 면은 해수부가 관여할 바가 아니다”며 “손실을 막기 위해 그렇게 했다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류찬열 코리아쌀베지 대표는 “상하이샐비지 측이 천공을 통해 물이나 펄을 빼내는 것으로 모듈 트랜스포터를 추가 안 하고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계산했던 것 같다”며 “구멍 19개를 뚫는 과정에서 ‘더는 가볍게 하기 어렵겠구나’ 판단한 것 같다.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 측은 모듈 트랜스포터 추가 도입 여부에 대해 확답을 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 본부장은 “이날 중 협의를 마치고 추가 도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천공 작업을 통해 선체 무게를 줄이는 한편 모듈 트랜스포터 지지 능력을 높이는 ‘투 트랙 전략’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해수부는 전날 마무리한 펄 제거 작업 현장에서 뼛조각 3점과 유류품 31점을 추가로 발견했다. 이 중에는 셋톱박스, 리모컨, 어댑터 등 셋톱박스 관련 기기 15점과 비닐 쇼핑백, 의류, 화장품 등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발견한 뼛조각은 총 20점, 유류품은 총 79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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