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장성택, 처형 전 김정은, 김경희 '만남' 간청..묵살당해"

RFA, 소식통 "張, 체포된 리용하, 장수길 '사형' 소식에 '백기투항'" 인용 보도
  • 등록 2013-12-18 오후 10:42:01

    수정 2013-12-18 오후 10:42:01

[이데일리 뉴스속보팀]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처형당하기 전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조카)와 김경희 노동당 비서(아내)를 만나게 해달라고 간청했으나 묵살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북한은 지난 12일 장 전 부위원장을 처형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8일 북한의 간부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장성택은 자신의 측근인 리용하 당 행정부 제1부부장과 장수길 당 행정부 부부장이 체포된 뒤 “모든 직책과 명예를 내려놓겠다”며 김 제1비서에 백기투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묵살됐다.

이 소식통은 “장성택은 리용하와 장수길이 체포된 뒤부터 매일 김 제1비서와 김경희에게 만나줄 것을 요청했고, 당 간부들도 이같은 사실을 모두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장성택의 처형엔 우리도 이해하기 힘든 문제점들이 많다”며 “왜 그렇게 전격적으로 잔인하게 처형당했는지를 놓고 중앙당 내부도 몹시 뒤숭숭한 분위기라고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간부소식통도 “리용하와 장수길이 체포된 후 장성택은 그들의 법적인 처벌은 인정하면서도 사형만은 완강히 반대했다”며 “모든 직위와 명예를 다 내려놓을테니 부하들의 처형만은 막아달라고 간청하면서 ‘매우 중대한 사안이 있으니 꼭 만나줄 것’을 김 제1비서와 김경희에 거의 공개적으로 요구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장성택이 김 제1비서와 김경희를 만나는 것을 두려워한 자들이 요구를 묵살했을 것”이라며 “장성택이 죽기 전까지 김 제1비서를 만나지 못했다는 사실이 빠르게 알려지면서 큰 논란이 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통은 또 “장성택은 자신을 제거하고 권력을 차지하려는 간신들의 모함에 걸려 변명할 틈도 없이 전격적으로 처형됐다는 것이 중간급 간부층들의 대체적인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RFA는 이날 북한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등에 올라있던 장성택 관련 기사 15만여개가 모두 삭제된 것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RFA는 “장성택과 관련한 조선중앙통신 한글 기사 3만5000개, 영어·스페인어·중국어·일본어 기사 10만여개, 노동신문 웹사이트에 있던 기사 2만여개가 모두 삭제된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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