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도시바, 2개월여만에 또 SK하이닉스에 구애(종합)

13일 이사회서 한미일연합과 교섭각서 맺기로
구속력 없는 각서… WD 협상카드 활용 가능성
  • 등록 2017-09-13 오후 2:40:18

    수정 2017-09-13 오후 6:21:43

AFP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낸드플래시 부문 세계 2위의 반도체 부문 매각에 나선 일본 도시바가 오락가락하고 있다. 매각 시기가 임박한 가운데 유력 후보인 미국 반도체 회사 웨스턴디지털(WD) 진영 대신 SK하이닉스(000660)와 미국 헤지펀드 베인캐피탈이 주도하는 ‘한미일연합’으로 방향을 뒤집는 듯한 뉘앙스를 내비쳤다.

도시바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둘러싸고 ‘한미일연합’과 본격적으로 교섭하는 각서를 맺기로 했다고 일본경제신문(닛케이)을 비롯한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도시바는 또 이를 주요 채권은행에 알리고 내주 열리는 이사회에서 최종 합의가 목표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액면 그대로 보면 SK하이닉스가 WD를 뒤집고 재역전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도시바 측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우선협상을 위한 각서를 맺는다지만 구속력이 없어 사실상 말뿐인 약속이다. 도시바는 2개월 반 전인 올 6월 말에도 한미일연합과 우선협상키로 했으나 이를 뒤집고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 사실상 우선협상해온 전례가 있다. WD측 경영권 행사 시기 등 일부 조건을 빼고는 상당 부분 의견 접근도 이뤄진 상태다. 또 도시바는 WD와의 협상 역시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 측의 재역전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순 없다. 그러나 막판 조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WD와의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카드로 해석할 수도 있다. 닛케이는 “유력 인수 후보인 WD와의 교섭이 교착 상태에 빠진 나머지 새로운 제안을 내놓은 한미일연합과의 교섭에 다시 속도를 내는 것”이라며 “(도시바의) 최종 결정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라고 분석했다.

도시바 내에선 회사의 약점을 잡아 고압적인 협상 태도를 보인다는 이유로 WD를 불신하는 측도 있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WD와 교섭을 이어가야 한다는 측도 남아 있다. WD의 매각 중단 가처분신청 소송들도 도시바에 부담이다. 도시바와 일본 내 욧카이치(四日) 반도체 공장 지분협력 관계를 이유로 타 회사로의 매각을 막고 있다.

한편 도시바는 지난해 12월 미국 원자력발전 자회사 웨스팅하우스(WH)의 7조원대 투자 손실이 뒤늦게 드러나며 사상 최악의 자금난에 빠졌고 이 손실분을 메우고자 올 초부터 추산 가치 20조원 전후의 반도체 부문 매각에 나섰다. 다수의 입찰자가 나서며 흥행에는 성공했으나 우선협상키로 한 한미일연합과의 협상이 WD의 소송에 발목이 잡히며 시간에 쫓기고 있다. 이달 내 매각 본계약을 맺지 못하면 채권은행의 신용대출이 막히거나 내년 초 상장폐지되며 회사 전체의 존폐가 위협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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