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국장(國葬)이 27일 엄수됐다. 지난 7월8일 참의원(상원) 선거 유세 중 총격을 받아 사망한 지 약 두 달 반 만이다. 장례식장 인근에는 고인을 추모하기 위한 조문 행렬이 늘어선 가운데 곳곳에서 반대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국장(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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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2시 도쿄에 위치한 니혼부도칸에서 치러진 국장은 마츠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의 개회사로 시작됐다. 장례위원회 위원장인 후미오 기시다 총리는 “그는 더 살아야 하는 사람이었고, 그를 떠나 보내 슬프다”고 말했다.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는 “일본의 진정한 지도자였다”고 추도했다.
이날 장례식에는 3600여명의 국회의원과 210개 이상의 국가, 지역 및 국제기구의 700여명의 대표 등 약 4300명이 참석했다. 한국 정부 조문 사절단은 한덕수 국무총리 총리를 단장으로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국회 부의장), 윤덕민 주일 대사, 유흥수 한일친선협회중앙회 회장(전 주일 대사) 등이 참석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제임스 클리버리 영국 외무부 장관,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 크리스티안 불프 전 독일 대통령, 마리아 크리스티나 이탈리아 메사 대학·연구장관도 각각 아베 전 총리의 국장에 참석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완강(萬鋼)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부주석 등도 고인을 추모했다.
행사장 인근 쿠단자카 공원에는 일반 시민을 위한 헌화대가 마련됐다. 당초 오전 10시 문을 열 예정이었으나, 일찌감치 인파가 몰리면서 30분 앞당겨 개장했다. 헌화대 마감 또한 오후 4시 예정이었으나, 방문객이 꾸준히 이어져 연장 운영됐다. NHK는 이날 오후 무더운 날씨도 헌화대 조문 대기 행렬이 약 3㎞ 이어졌다고 전했다.
|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국장이 진행되는 부도칸 인근 헌화대를 찾은 시민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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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장에 반대하는 여론도 거셌다. 이날도 국장을 반대하는 이들의 시위가 일본 국회, 니혼부도칸 인근 등에서 이어졌다. 일본 시민단체 주도로 이날 정오 도쿄 치요다구 히비야공원에서 열린 한 국장 반대 집회도 이중 하나였다. 주최 측에 따르면 해당 집회에는 약 2500명이 모였다. 참가자들은 ‘국장 반대’, ‘조의 강요를 거부한다’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도쿄 거리를 행진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과 TV도쿄가 실시한 최근 조사에서는 국장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지난 7월 47%에서 60%로 13%포인트 상승했다. 찬성 응답은 33%를 기록했다.
일본 정부는 행사장 대관 등으로 약 2억5000만엔(약 24억7000만원)의 국비 지출을 의결했다. 경비비와 외국 인사 접대 비용 등을 포함하면 이번 국장에 총 16억6000만엔(약 164억원)의 세금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 아베 신조 전 총리 국장 반대 시위에 참여한 참가자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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