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청와대에 사임을 표명했다. 지난 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 제기된 지 11일 만이다. 당초 변 장관은 사임에 대한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거세지는 책임론에 결국 사임을 결정한 것이다. 변 장관은 전임 LH 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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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이날 변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에 사임을 표명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입법 기초 작업까지는 마무리 해야 한다”며 대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즉각 수용이 아닌 ‘조건부 유예’를 결정한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현재 투기에 대한 조사 및 수사가 진행 중”이라면서도 “주택 공급이 중요하므로 그 일을 마치고 퇴임하라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변 장관의 사임 표명은 불과 반 나절만에 결정됐다. 이날 오전까지 변 장관은 사의 표명에 유보적인 입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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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 의혹이 거세지면서 ‘장관 책임론’이 거세졌고, 이에 따라 변 장관도 더 이상 사임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의혹이 처음 제기됐던 당시 만해도 변 장관은 LH 직원들을 옹호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 4일 MBC는 변 장관이 “개발 정보를 알고 땅을 미리 산 건 아닌 것 같다. 신도시 개발이 안 될 걸로 알고 샀는데, 갑자기 신도시로 지정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또 이후 지난 9일 열린 국토위 전체회의에서도 “국민들이 요구한다. 장관님 물러나라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들린다”는 질문에 “저로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한다”고 짧게만 대답했다. 그러나 이후 정부합동조사단에서 LH직원 20명이 투기를 했다는 정황이 추가로 발표되고, 책임론에 거세지면서 결국 변 장관도 거취를 정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변 장관의 사임으로 2·4 공급 대책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국토부 수장이자 LH사장이라는 책임감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변 장관이 주도해서 추진했던 2·4대책에 차질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