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한 달여 앞두고 미국 정·재계 인사와의 만남을 이어갔다.
안 장관은 11일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방한 중인 케빈 스팃(Kevin Stitt) 미국 오클라호마주 주지사와 면담했다. 스팃 주지사는 사업가 출신 정치인으로 2019년 공화당 소속으로 오클라호마주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한 후 지금까지 주지사를 역임 중이다.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이 11일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방한 중인 케빈 스팃(Kevin Stitt) 미국 오클라호마주 주지사와의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산업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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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장관은 스팃 주지사에게 트럼프 당선인이 축소·폐지를 언급해 온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한국 기업과 관련한) 미국의 주요 정책 방향이 신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유지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국 기업이 현지 기업과도 긴밀히 협력 중인 만큼 정책 급변에 따른 투자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양국 간 경제협력이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팃 주지사도 한·미 협력관계의 중요성에 공감하며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기로 했다고 산업부는 전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지난달 5일(현지시간) 미국 대선을 전후로 미국 정계 인물과의 접촉을 늘리고 있다. 지난 9월엔 스펜서 콕스 유타주 주지사, 10월엔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주 주지사를 만났다. 내년 1월20일(현지시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앞서 현지 유력 인사와 만나 ‘우군’을 확보하자는 취지다. 이달 초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발령·철회에 따른 대통령 탄핵 정국에 휩싸였지만, 산업부는 자국 중심의 보호무역을 내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그에 따른 변화에 최대한 기민하게 대응해나갈 방침이다.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 앞 2번째)이 11일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방한 중인 케빈 스팃(Kevin Stitt) 미국 오클라호마주 주지사(왼쪽 앞 3번째) 일행과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산업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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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면담에선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를 관리하기 위한 미국산 석유·가스 수입 확대 논의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클라호마주는 미국 내 5대 유전 지대로 석유산업이 발달해 있다. 안 장관은 이 자리에서 스팃 주지사에게 다양한 에너지원을 확보해 안정적인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한국과 석유·가스·재생에너지 등 자원이 풍부한 오클라호마주는 협력 잠재력이 크다며 구체적 협력 방안을 모색하자고 제언했다고 산업부는 전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관세 부과를 무기삼아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큰 국가를 중심으로 통상 압력을 가해 왔던 만큼, 트럼프 2기 행정부 때도 우리가 선제적으로 미국산 석유·천연가스 수입 확대를 통해 대미 무역수지를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미국 관점에서 한국은 8번째로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큰 나라다. 지난해 우리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445억달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