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천안함 막말’ 파문에 뒤늦게 사과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논란을 빚은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최원일 전 천안함장을 직접 만나 사과했지만 최 전 함장이 민주당의 천안함 피격사건에 대한 공식 입장과 당 대표의 정식 만남을 요청하면서 ‘천안함 막말 논란’ 파장은 이어질 전망이다. 국민의힘도 권 수석대변인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하고 당직 박탈을 요구했다.
|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국회 장관 청문회 과정에서 천안함 사건은 북한의 소행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천안함 장병과 유족들에게 유감 표명을 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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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수석대변인은 8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모처에서 최 전 함장을 비공개로 만나 “무슨 낯짝으로”, “부하들 다 죽이고 어이없다” 등의 비판성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사죄했다.
그는 지난 7일 최 전 함장에 대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공당 대변인으로서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해 천안함 장병 유족들을 비롯해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모든 분에게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최 전 함장은 권 수석대변인을 만난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발언의 당사자를 만났다. 처음 본 순간 몸에 힘이 들어가고 부들부들 한 대 치고 싶었지만 (참았다)”라며 “(권 수석대변인이)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를 했고 전 여전히 진행되는 모욕적 언사에 대해 항의하고 재발방지를 요구했다. 오늘도 잠을 못 이룰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최 전 함장은 ‘천안한 함장, 생존장병, 유족 요구사항’이라는 제목으로 △천안함 피격사건에 대한 민주당의 공식 입장 표명 △당 대표 면담과 진정성 있는 사과 △민주당 인사의 천안함에 대한 잘못된 발언 금지 △민주당원과 지지자의 악의적 댓글 중지 △천안함 피격사건의 올바른 인식을 위한 당교육 기회 마련 등 5가지를 당에 요구했다. 이어 최 전 함장은 “당 대표와 면담, 당 차원의 사과 등 요구사항에 대한 조치가 없으면 사과 수용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권 수석대변인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임병헌 국민의힘 원내부대표와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권 수석대변인에 대한 징계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권 수석대변인은) 천안함 함장과 용사들에 대해 모욕적이고 명예훼손적 발언을 했기 때문에 국회의원 품위를 심각하게 손상했다”며 “이런 이유로 징계요구서를 제출하게 됐다”고 밝혔다.
장 원내대변인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과도 요구했다. 그는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이재명 대표가 사과하고, 13년째 반복되는 이 (천안함) 문제에 대해 민주당 입장이 뭔지 이번에는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권 수석대변인도 사과에서 멈출 게 아니라 수석대변인 자리에서 스스로 내려오든지, 이 대표가 교체하든지 그런 조치가 따르지 않는다면 막말에 대한, 모욕적 발언에 대한 적절한 책임이라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당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수도권 지역 의원은 통화에서 “사과를 했지만 이번 발언은 그냥 넘어가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논란이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대변인직 사퇴도 논의될 수 있는 부분”이라며 “당 차원에서도 해당 발언을 옹호하는 느낌이 드는 주장을 이어나가선 절대 안 된다”고 전했다.
| 국민의힘 임병헌 원내부대표와 장동혁 원내대변인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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