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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은 내달 미국 출장길에 오른다. 미국 내 두 번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장 부지 결정과 신규 반도체 설비 투자 여부 등 북미 지역 사업 점검을 위해서다. 이 부회장은 현재 가석방 신분이지만 해외 출장에는 별다른 법적 문제는 없다. 법무부가 이미 유권해석을 통해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대주주로 활동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데다, 한 달 미만의 해외출장은 별도 신고조차 할 필요가 없다.
현재 이 부회장은 매주 목요일 ‘삼성물산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 공판에 참석하고 있는데, 재판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 날인 11월18일 휴정을 결정하면서 11월 둘째 주부터 셋째 주까지 시간적 여유를 확보했다. 일각에선 재판이 없는 추석 연휴를 활용해 해외 현장 경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취업제한 논란을 의식한 듯 그간 대외활동을 최대한 자제해왔다.
제2 파운드리 공장 부지는 텍사스주 테일러시가 유력하게 점쳐진다. 테일러시의 법원과 시 의회는 반도체 공장을 지을 삼성전자에 각종 세제혜택안을 승인했다. 이 부회장이 테일러시와 가까운 텍사스주 오스틴 파운드리 제1공장을 방문해 현지 라인을 점검하고 고객사 관계자들을 만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재계 관계자는 “미국 출장 여부와 시기는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배터리·반도체 등 미국 사업 재정비를 위해 이달 말 현지를 찾는다. 최 회장은 새 공장 부지로 거론되고 있는 테네시주와 켄터키주 등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25일 김부겸 국무총리와 만난 후 곧바로 미국으로 출국해 미국 2위 완성차업체인 포드자동차와의 배터리 합작 사업을 직접 챙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SK이노베이션(096770)에서 분사한 배터리 사업 독립법인 SK온은 포드와 미국 내 배터리 공장 설립에 10조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경영정상화 시작…해외출장 완화와 대면 회의·교육 재개
LG전자(066570)도 기존 50% 이상을 유지해 온 재택근무 비율을 40% 이상으로 줄이기로 했다. 그동안 금지했던 집합교육도 20인 이하로 허용하고 회의 인원 또한 10인 이하에서 20인 이하로 확대했다. 원칙적으로 금지했던 국내외 출장도 ‘자제’하는 것으로 완화하고 불가피한 출장 시 임원급 조직 책임자의 승인을 거치면 된다.
현대차그룹도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대면 교육회의를 허용하고, 임원 식당도 운영을 재개한다고 공지했다. SK하이닉스(000660)도 이달 14일부터 새 방역지침을 시행 중이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임직원은 임원급 조직 책임자의 승인을 밟지 않고도 입국 시 격리지침만 준수하면 해외 출장을 갈 수 있게 했다. 대면 회의도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10인 미만 인원 제한 조치 준수 아래 재개했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춤했던 재계 총수들의 해외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의 업무 정상화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