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실적 vs 가격인하 '힘겨루기'

주가 최근 들어 요동..차 강판 가격 인하에 주가 급락
원가 절감 따른 '수익 개선' 기대에 하루 만에 반등
  • 등록 2014-07-10 오후 3:21:22

    수정 2014-07-10 오후 3:21:22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현대제철(004020)의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자동차 강판 가격 인하 우려에 크게 하락했다가 실적이 호조를 보이리라는 전망에 하루 만에 오르는 등 호재와 악재가 팽팽한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1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전일 대비 1.15%(800원) 오른 7만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5.93% 급락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증권가는 현대제철의 주가를 두고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일부에서는 현대차, 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의 자동차 강판 가격 인하를 우려하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달러-원 환율 하락과 원가 절감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체적인 상황은 긍정적이다. 달러-원 환율하락에 따른 원화 강세 현상이 지속되며 원자재인 철강석 가격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현대제철의 원가절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제철의 주가도 이달 들어서만 9% 가까이 올랐다.

그러나 이같은 긍정적인 상황이 오히려 현대제철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 시작했다. 9일 현대제철의 주가가 급락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미 지난 2월 자동차용 강판 가격은 톤당 8만~9만원 인하됐다. 그럼에도 현대제철은 원화 강세에 힘입어 2분기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완성차 업체들은 원화 강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달러-원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연간 합계 영업이익은 2000억원 감소하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를 상쇄하려면 자동차용 강판 가격을 톤당 4만원 인하해야 한다는 계산도 있다.

8월 있을 완성차업체와의 협상에서 자동차 강판 인하 요구가 나올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현대제철이 완성차 업체와의 협상에서 협상력이 약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홍진주 신한금융투자연구원은 “2011년 하반기부터 가격 협상력은 완성차 쪽으로 넘어갔다”고 평가했다. 또한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협상에서 현대제철이 끌어낼 수 있는 최고의 성과는 동결”이라고 말했다.

반면 자동차 강판 가격 인하를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이미 톤당 9만원의 가격인하를 단행한 현대제철이 이번에 또 가격인하에 동의할 리 없다는 것이다.

이종형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이미 9만원의 자동차 강판 가격이 인하됐고 올해 예상되는 분기별 고로재 투입원가 하락폭이 총 8만~9만원임을 고려할 때 추가 인하 근거는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설사 자동차 강판 가격을 인하해도 환율 강세에 따른 원가 하락 영향이 작용하기 때문에 제품 가격과 원가의 차이, 즉 현대제철의 수익성에는 큰 무리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강운 신영증권 연구원은 “철광석 수급 불균형으로 철강사들의 원료수급 상황이 개선될 수 있다”며 “만약 자동차 강판 가격 인하가 있더라도 원가하락으로 문제는 없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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