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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구조된 일반인 생존자들에 대한 관리가 사실상 방치 상태다.
많은 일반인 생존자들이 대형 참사로 인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정부의 지원 밖이다. 대규모 사상자가 나온 단원고를 관할하는 안산지역은 시청과 경기도교육청, 관계기관들이 합동대책본부를 구성해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그밖에 지역은 아예 손을 놓고 있다.
올해 7살인 조모 군은 침몰 중이던 세월호에서 극적으로 구조됐지만 함께 승선했던 4살 터울 형은 시신으로 발견됐고, 부모는 실종 상태다. 심리적으로 큰 충격을 받은 조군은 현재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병간호와 치료는 모두 친척들의 몫이다. 병원비도 현재 조군을 돌보고 있는 삼촌 지성진(47)씨가 부담하고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구조된 사람은 총 174명, 세월호 선원 등을 제외한 일반인 구조자는 80여명. 이들 중 상당수는 진도를 떠나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이들이 어디에서 어떤 치료를 받고 있는 지, 아니면 생업에 복귀했는 지 등 현황 파악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안산시 사후관리본부는 “본인의 의사에 따라 퇴원을 하거나 치료를 받는 것이기 때문에 따로 관리하지는 않는다”며 “본인이 치료가 필요하면 안산시정신건강증진센터에 가서 치료를 받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지금 당장 문제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몇 개월, 몇 년 뒤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하루라도 빨리 장기적인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치료는 정부의 의무”라며 “피해자들에게 알아서 하라고 맡길 것이 아니라 정부가 이들을 추적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