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재규어 E-PACE, 스포츠카 DNA 품은 섹시한 SUV

  • 등록 2018-06-18 오후 2:17:01

    수정 2018-06-18 오후 2:47:33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재규어는 오래 전부터 영국 왕실의 의전차량으로 사용된 영국의 대표 프리미엄 브랜드다. 이번에 시승한 E-PACE는 재규어 SUV 라인업 중 가장 작은 것으로 컴팩트 SUV시장을 공략하는 모델이다.

지난 4월 미디어에 공개되고 5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SUV지만 흡사 재규어의 스포츠카 F-TYPE을 떠오르게 하는 날렵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SUV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국내차 브랜드뿐 아니라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SUV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E-PACE중에서도 가장 비싸고 다양한 옵션이 추가된 ‘E-PACE P250 First Edition’이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강렬한 붉은색의 외관이다. 칼데라 레드(Caldera Red)라고 이름 붙여진 이 색은 화산을 연상시키는 듯 초여름 햇빛 아래에서 붉게 빛난다 .

E-PACE의 외관은 재규어의 스포츠카 DNA를 계승한 듯 프론트 그릴부터 리어 스포일러까지 스포티하게 꾸며져 있다. 제자리에 서있어도 달리는 듯한 느낌을 주는 디자인은 재규어의 시그니처 주간 주행등인 ‘J’블레이드와 허니콤 메시그릴과 만나 완성된다. 섹시미가 넘치는 재규어 특유의 디자인이 한층 돋보인다.

실내를 둘러보면 깔끔하다는 느낌이 가장 먼저 든다. F-TYPE에서 볼 수 있었던 그립감 좋은 핸들과 조작이 편리한 전자식 기어노브는 SUV지만 마치 스포츠카를 떠오르게 한다. 또한 깔끔하게 정리된 센터페시아는 눈으로 보기에도 사용하기에 직관적인 구성으로 되어있고 조작감 또한 나쁘지 않다. 기어노브 옆에 위치한 주행 모드를 변경 할 수 있는 버튼은 봉긋 솟아 주행 중에도 손쉽게 주행모드를 변경 할 수 있다.

랜드로버와 혈통을 같이 하는 재규어의 SUV라서 랜드로버 차량들에 적용된 터레인 리스폰스(지형에 따라 주행모드를 변경 할 수 있는 기능)를 기대했지만 E-PACE는 오프로드보다 온로드 성향이 강한 차량이라 온로드의 주행 위주로 세팅된 흔적이 보였다.

앞 좌석은 18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는 시트가 적용되며 3개의 메모리 시트와 열선을 지원한다. 5인승 SUV라고 하지만 성인 4명이 장거리를 타고 가기에는 약간은 비좁게 느껴지는 실내공간을 보여준다. 머리쪽 공간은 나쁘지 않지만 다리쪽 공간이 부족하다. 트렁크의 크기는 컴팩트 SUV라는 점과 E-PACE 특유의 디자인 때문에 충분하지는 않지만 여행용 캐리어나 유모차를 싣기에는 부족하지 않다.

E-PACE에는 재규어와 랜드로버가 공동 개발한 인제니움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다. 2.0L 4기통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249마력, 최대토크 37.2kg.m을 발휘한다. 시동을 걸면 실외에서 들리는 엔진소리는 순간 디젤엔진이 아닌가 싶을 만큼 조용하진 않다. 하지만 실내에서 들리는 엔진음은 억제돼 있어 시끄럽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E-PACE에 적용된 9단 변속기는 초반에 어리바리한 반응을 보여준다. 가고 서고를 반복하는 시내 주행 상황에서 어느 단수를 넣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또한 저단에서 변속시 약간의 변속 충격을 운전자에게 전달해 불쾌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하체 세팅은 탄탄한 느낌보다는 딱딱한 느낌이 강해 요철이나 도로사정이 좋지 않은 곳을 지날 때 통통 튀는 반응을 보인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느껴지는 엔진의 반응은 높은 토크와 200마력이 넘는 출력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굼뜨는 편이다. 제로백은 7초에 최고속도는 230km/h지만 이 속도까지 차량을 끌어올리려면 꽤나 긴 직선도로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반면에 20인치 휠과 피렐리의 고성능 여름용 타이어 P-ZERO가 접지력을 향상 시켜 안정적인 코너링을 보여준다.

다양한 편의장비와 풍부한 안전장비들이 운전자를 보조한다. 재규어 브랜드 전용 티맵 네비게이션과 헤드업 디스플레이, 자동 주차 보조, 차선 유지 보조,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이 편리하고 안전한 운전을 돕는다. 메르디앙 오디오 시스템은 11개의 스피커가 350W의 출력을 발휘하는데 전 음역대에서 풍부하고 고른 느낌을 준다.

E-PACE는 작지만 다양한 편의장비와 깔끔한 실내 디자인을 갖췄다. 귀여운 외관 디자인은 베이비 재규어의 매력을 뽐낸다. SUV 시장이 커지면서 기존 세단을 타던 수요가 컴팩트 SUV시장으로 넘어가고 있다. 복잡한 도심에서 E-PACE는 자신만의 매력을 뽐내며 교외로 떠나고 싶을 때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매력을 가진 차이다.

‘E-PACE P250 S’ 5,530만원, ‘E-PACE P250 SE’ 6,070만원, ‘E-PACE P250 R-Dynamic SE’ 6,470만원, 이번에 시승한 ‘E-PACE P250 First Edition’은 6,96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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