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 개인투자자의 외환 거래가 올해 들어 급증했다.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을 시작한 이후 달러·엔 환율의 변동성이 대폭 확대하면서, 이를 이용해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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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올해 1~9월 일본의 외환(FX) 거래액은 8957조엔(약 8경 1100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기준으로 2009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대 규모다. 종전 최고액은 지난해 1~9월 기록한 8698조엔이었다.
일본은행(BOJ)이 금융완화 정책을 고수하는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긴축적 통화정책을 펼치면서 개인 투자자들도 상대적으로 달러·엔 환율의 방향성을 쉽게 예측할 수 있는 만큼, 변동성을 이용해 투자를 확대한 개인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닛케이는 “달러·엔 환율이 오르면서(엔화가치는 하락), 이를 수익 창출 기회로 본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가 활발해졌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적은 원금으로도 투자가 가능한데다, 증거금의 몇 배에 달하는 레버리지 구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투자금을 끌어들이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진단이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선호하는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외환 거래가 전통적으로 인기 있는 투자 분야였다는 것이다.
BOJ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일본 국내 외환 거래 가운데 개인 투자자 비중은 약 17.9%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국제결제은행(BIS) 조사에서 일본을 제외한 전 세계 외환 거래에서 개인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3.4%)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닛케이는 “미일 금리격차 확대 가능성이 열려있는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늘어나며 이들의 포지션에 따라 엔저가 가속화하는 등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