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팔찌 차고 텃밭 가꾼 공관병들…국방부 "개선방안 마련"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최근 불거진 공관병 인권침해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송 장관은 14일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보고에서 “공관병 인권침해 사건과 관련해 해당 병사들과 부모님,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국방부 장관으로서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박찬주 육군 대장 부부의 이른바 ‘공관병 갑질’ 논란이 불거진 이후 육·해·공군의 공관병 운영 실태 조사에 나섰다.

국방부에 따르면 전 군의 공관병은 정원 198명 중 113명이 운영돼 정원대비 57% 수준이었다. 육군의 정원은 137명으로 88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해군은 정원 10명에 5명이 보직 상태다. 해병대는 8명 정원에 7명이, 공군은 43명 정원에 13명이 근무하고 있다.

장경수 국방정책실장 직무대리는 “공관병 편성기준은 4성 장군 3명, 3성 장군 2명, 2~1성 장군 1명”이라면서 “부대 임무와 공관 위치, 가족 동반 여부에 따라 개인별 차등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영무 국방장관 후보자가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방부의 이번 전수조사 결과 4개 부대에서 불합리한 업무지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하·지인 초청행사(회식)에서 사적 지시와 질책 등의 사례가 식별됐다. 국방부는 이에 대한 추가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또 일반 호출벨( 4개 부대 ), 인터컴, 유선전화, 핸드폰 등 호출수단을 활용하고 있는 사례가 있었다. 일부 관사에선 토마토·상추·오이 등 텃밭 경작과 가축 사육 등의 업무를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휴가·외출·외박 등 일부 근무병의 기본권 보장 미흡도 식별됐다.

복지회관 관리병의 경우 정원 506명 중 916명이 근무해 정원대비 180% 운영되고 있었다. 회관별 4∼6명의 편제로 회관규모 운영 여건에 따라 410명이 초과 운영되고 있다는 의미다.

국방부의 이번 실태 확인결과 휴식여건 보장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일부부대 복지회관 운영시간 미준수로 장병들의 휴식이 보장되지 않았다. 조식판매를 위한 조기 기상 및 종료시간 미준수, 식당·객실·목욕탕·헬스장 등 다양한 임무수행에 따라 피로 누적을 호소하는 장병들도 있었다. 또 부대별 메뉴 다양화·고급화 요구로 추가 인력 및 시간 소요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마트(PX) 판매병은 정원대비 247%(정원 949명·보직 2349명) 운영되고 있었다. 교대인원을 고려해 1400명을 초과운영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른바 테니스병과 골프병은 편제가 없는데도 59명이 해당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테니스병 육군 24명, 골프병 육군 7명, 해군 6명, 공군 22명 등이다.

장경수 국방정책실장 직무대리는 “이번 전수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개선방안을 마련해 정부 종합대책 발표 시 포함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관병 운영현황 [출처=국방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