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과 관련된 사건을 총괄 지휘해 온 오인서 수원고검장이 31일 사의를 표명했다. 조상철 서울고검장에 이은 고위 검찰간부의 두 번째 사의 표명이지만, 검찰인사와 관련해 사의를 표명한 조 고검장과 달리 오 고검장은 김 전 차관 사건 수사와 관련된 항의성 사의 표명으로 알려져 다소 결이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 오인서 수원고검장.(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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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고검장은 이날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자리를 정리할 때라고 판단했다. 소신을 지키며 책임감 있게 일 해온 대다수 동료, 후배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물러나고자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조만간 대대적인 검찰 인사를 앞두고 조 고검장이 지난 27일 “떠날 때가 됐다”며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한 이후 검찰 고위간부로서 두번째 사의 표명이다.
다만 오 고검장의 이번 사의 표명 배경은 조 고검장과 다소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조 고검장의 경우 법무부가 이르면 이번 주 중 단행할 대검검사급 이상 검사 인사에서 인사적체를 이유로 ‘탄력적 인사’를 검토 중이라고 언급한 데 대한 사의 표명이었다면, 오 고검장은 김 전 차관 사건과 관련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 기소 결정을 늦춘 데 대한 항의성 사의 표명이라고 전해진다.
앞서 수원지검 수사팀(팀장 이정섭 형사3부장)은 이 비서관이 이규원 검사,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과 함께 김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과정 전반에 관여했다고 보고, 이달 중순 기소로 방향을 잡고 대검찰청과 의견 조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총장 직무대행인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는 김오수 검찰총장이 임명된 이날까지 결론을 내리지 않으면서, 오 고검장 역시 이에 항의의 뜻을 담아 사의를 표명했다는 것이다.
한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오전 김 후보자의 국회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으며, 곧바로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재가했다. 김 총장 임명과 함께 검찰인사 역시 속도전에 돌입할 전망으로, 우선 대검검사급 이상 검사 인사는 이르면 이번 주 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