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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디자인재단은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19일부터 24일까지 ‘2019 F/W 서울 패션 위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SFW는 지난 2000년 시작한 ‘서울컬렉션’에 전신을 둔 국내 최대 규모 패션쇼다. 2014년 DDP가 개관하면서 서울디자인재단이 주관해 SFW를 개최해왔다.
이날 간담회의 최대 화두는 ‘타이틀 스폰서의 부재’였다. SFW는 지난 2015년부터 3년간 헤라와 스폰서십을 맺고 3년간 연간 약 10억원을 지원해왔다. 이 계약이 지난해 10월 개최한 ‘2019 S/S SFW’를 기점으로 끝났다.
스폰서십을 연장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헤라는 서울패션위크 타이틀 스폰서로서 모든 쇼의 백스테이지에서 헤라 제품을 사용해 메이크업룩을 제시해왔는데 50여개 가까운 브랜드가 서는 쇼에서 모든 브랜드의 콘셉트에 헤라의 제품을 맞추기가 무리가 있었다”며 “앞으로는 헤라 브랜드 콘셉트를 보다 집중도 있게 보여줄 수 있는 일부 쇼에만 백스테이지 메이크업을 지원하고자 한다”고 답했다.
대기업 스폰서가 떠나면서 주최 측도 새로운 스폰서 잡기에 나섰으나 마땅한 후원기업을 찾을 수 없었다.
의류업계에선 기업들이 선뜻 나설 수 없는 배경엔 SFW 자체의 문제점이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해외 유수의 패션 위크에 비해 화제성이 부족하다는 것.
한 의류업계 고위 관계자는 “한국엔 K팝, K뷰티와 같이 해외의 이목을 끌 수 있는 다양한 문화가 많은데, 현재 SFW엔 그럴 역량이 있는 콘텐츠가 부족한 것 같다”며 “여러 분야와의 협업을 통해 해외 관계자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올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자칫 SFW가 국내에서만 즐기고 끝나는 우리만의 축제로 그치지 않도록 글로벌화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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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호 감독은 그동안의 소회를 묻는 질문에 “SFW는 그동안 아시아를 대표하는 패션위크로 성장해왔지만, 런던이나 밀라노 패션위크처럼 성장하기 위해선 더 많은 시간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어떤 후임 감독이 오든 단순히 디자이너들을 홍보해주고 네트워크를 만드는 플랫폼에서 멈추지말고 사업적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현재 SFW는 정부 지원을 받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형평성의 문제로 디자이너 지원에 있어 선택과 집중이 힘든 상황이다”며 “스스로 설 수 있는 SFW가 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라도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DDP 전역에서 펼쳐지는 이번 서울패션위크엔 총 57개 브랜드의 컬렉션이 런웨이에 오른다. 이중 ‘서울컬렉션’엔 36개, 신진 디자이너들을 위한 ‘제너레이션넥스트 패션쇼’엔 21개 브랜드가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