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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유통군, 김상현·정준호 ‘투톱’ 체제 공고화
유통군의 경우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상현 부회장과 정준호 대표의 유임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회장과 정 대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2021년 그룹 순혈주의를 깨고 직접 발탁한 인사다. 기존 ‘롯데맨’만으로는 위기를 타개할 수 없다는 신 회장의 의지에 따라 기용한 인사로 유임 결정에 따라 리더십이 한층 더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정 대표의 경우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의 경우 김 부회장이 수장으로 발탁된 지 1년 만에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이날 김 부회장은 신 회장과 함께 부산 강서구 미음동 국제산업물류도시에 위치한 고객풀필먼트센터(CFC) 기공식에 참석했다. 부산 CFC는 오카도의 통합 솔루션인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이 적용된 롯데쇼핑의 첫 번째 물류센터로, 롯데그룹의 온라인 그로서리 사업의 초석이 되는 핵심 인프라다.
김 부회장은 “롯데쇼핑은 국내에 건설될 6개의 고객 풀필먼트 센터를 바탕으로 국내 온라인 그로서리 쇼핑 1번지로 도약하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김 부회장은 지난 9월 ‘롯데쇼핑 최고경영자(CEO) IR DAY’ 행사에서 2026년까지 연결 기준 매출액 17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김 부회장과 정 대표는 롯데그룹 해외 사업도 주도적으로 이끌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베트남 하노이 롯데몰 웨스트레이점 개장식에는 김 부회장과 정 대표가 나란히 참석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는 쇼핑몰, 마트, 호텔, 아쿠아리움, 영화관 등 롯데 유통 계열사뿐 아니라 호텔, 월드, 건설, 물산 등 롯데그룹의 모든 역량이 총집결된 프로젝트다.
정 대표는 롯데그룹의 동남아 시장 공략 계획을 두고 “쇼핑이 중심인 판매 시설이 아니라 마트, 아쿠아리움, 시네마 등의 콘텐츠와 롯데건설의 주택 사업까지 포함한 복합몰 형태로 진행했다”며 “장기적으로는 자산 개발 형태로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는 교두보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부진한 실적을 낸 계열사 대표들의 퇴임도 주목된다.
유통군에서 이커머스 사업을 이끄는 나영호 롯데온 대표는 용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나 대표는 이베이코리아 전략 기획본부장 출신으로 지난 2021년 4월 ‘롯데온’을 살릴 구원투수로 영입되면서 전문관 론칭 등 버티컬 서비스를 강화하며 차별화를 꾀해 왔다. 하지만 2년여간 적자폭의 개선세가 눈에 띄게 드러나지 않으면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최경호 코리아세븐 대표도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최 대표는 평사원 출신에서 2020년 대표에 오른 후 4년째 코리아세븐을 이끌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면서 BGF리테일(282330)의 CU와 GS리테일(007070)의 GS25 등 경쟁사가 괄목할 만한 실적개선을 올린 반면 세븐일레븐의 성장세는 상대적으로 미진했다는 평가다.
이번 인사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세대 교체’다. 롯데그룹 역대 회장 비서를 역임한 류제돈 롯데물산 대표도 자리에서 물러난다. 류 대표는 1960년생으로 1986년 롯데쇼핑 총무부에 입사 후 30여년간 비서로서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과 신 회장을 지척에서 보필한 대표적인 ’롯데맨으로, 2020년 8월 롯데물산의 대표이사로 발탁되며 뛰어난 경영 능력을 보여줬지만 새로운 인물이 필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