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출산은 선택인 시대…다양한 가족형태 수용해야"[ESF 2023]

윤제균 감독·김금희 작가, 이데일리 전략포럼서 좌담
개인이 우선되며 가족 의미 변화
"가족의 개념 바뀌어야"·"'불필요한 적의' 사라져야"
  • 등록 2023-06-21 오후 6:26:23

    수정 2023-06-21 오후 10:01:39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곽정은 메디테이션 랩 대표, 윤제균 영화감독, 김금희 작가가 21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제너레이션 포럼1 위기의 가족 ‘더 패밀리’ 주제로 발언을 하고 있다. 21~22일 양일간 열리는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은 ‘인구절벽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로’를 주제로 저출산·고령화의 늪을 뛰어넘기 위한 미래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데일리 김가영 권효중 김영은 기자] “제가 초등학교 때 메인 표어는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였어요. 중·고등학교 때는 ‘둘만 낳아 잘 기르자’로 바뀌었는데 지금 저는 인구절벽 시대를 다룬 포럼에 왔어요. ‘격동의 대한민국’이라고 얘기하는데, 인구문제에 있어서도 격동인거죠.”

윤제균 감독이 21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인구절벽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로’를 주제로 열린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의 제너레이션 포럼(Generation Forum)1 ‘위기의 가족 더 패밀리’에서 “시대의 흐름이 변한 것에 따라가야지, 내가 시대 바꿀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인구가 줄어드는 것이 군사나 경제적인 측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지만 시대의 흐름에 맞춰 의식의 변화와 새로운 대책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결혼·출산 필수에서 선택으로

윤 감독과 김금희 작가는 세대부터 성별, 자라온 환경까지 다르지만 결혼과 출산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다만 딩크(자녀를 낳지 않는 부부)족으로 살고 있는 김 작가는 아이를 낳지 않은 삶을 ‘일종의 소수자’라고 표현했다. 그는 “한편으론 무언가 하지 않았단 책임감, 고독감이 항상 자리하고 있다”며 “후배들이 아이 낳기를 고민하면 낳으라고 한다. 사회적 시선을 감당하는 것도 만만치 않고 고민한다는 것 자체가 아이를 원하는 시그널이기 때문에 이같이 답을 한다”고 설명했다.

윤 감독은 출산, 가족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근현대사’와 연결지었다. 윤 감독이 연출해 1426만명 관객을 동원한 영화 ‘국제시장’은 과거 개인보다 국가가 우선되는 가치를 그렸다.

현재는 개인이 더 중요해진 시대가 왔다. 윤 감독은 “과거에는 대(국가)를 위해 소(개인)를 희생해도 된다는 생각이었지만, 이젠 개인이 화두가 되는 시대”라며 “시대의 흐름이 바뀐 것이 인구, 출산의 의미가 바뀐 이유인데 가족에 대한 의미도 따라서 바뀌었고 앞으로도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가족 형태 수용…발상의 전환 필요

시대의 흐름에 따른 의식의 변화와 새로운 대책이 필요하다는 데서도 두 사람의 생각은 일치했다. 특히 가족의 개념에 대해 윤 감독은 “전통적인 가족도 있지만 앞으로 우리 사회는 사회적 약자를 보듬어 안는,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 많이 생겨날 것 같다”며 “이런 가족에 대해 너그러운 시선, 열린 시선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국제시장’은 피와 혈연에 의한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대한민국 전형적인 가족상을 그렸는데 윤 감독이 제작한 영화 ‘담보’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자 둘이 어린 아이를 입양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김 작가는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생겨날 수 있고 또 출산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는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서로를 경쟁자로 보지 않고 상대를 통해 내가 비참함을 느끼지 않고 상대 눈치를 보는 것보다 내 자존감을 위해 노력하는, 덜 숨 막히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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