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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디지탈(305090)은 8일 다수의 대형 바이오 기업과 일회용 세포배양시스템의 공급계약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일부는 계약 체결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마이크로디지탈은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와 28억원 규모의 일회용 세포배양시스템 및 세포배양백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데일리는 지난 6일 김경남 마이크로디지탈 대표와 인터뷰를 통해 일회용 세포배양시스템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전망을 들어봤다. 마이크로디지탈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일회용 세포배양시스템을 자체개발해 생산·공급하고 있다.
일회용 세포배양시스템, 저렴하고 생산 공백 없어
김경남 대표는 “스테인리스 배양기의 세척과 멸균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직전 배양 세포와의 혼합으로 오염이 발생한다”면서 “이렇게 되면 약물의 순도 유지가 어려워 밸리데이션을 할 수 없다. 문제는 완벽한 세척과 멸균 과정이 쉽지 않고, 이 기간도 길게는 4~6주 가량 소요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면 일회용 세포배양시스템에선 세포 배양이 끝나면 일회용 세포배양백을 비닐봉지에 싸서 버리면 끝”이라면서 “또 새로운 일회용백을 설치하면다음 세포 배양을 바로 시작할 수 있다. 셀빅은 세척·멸균이 필요치 않아 배치 사이에 생산 공백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회용 세포배양백은 사용 전 전자기파 가운데 가장 높은 에너지를 가진 ‘감마선’을 투과시켜 완벽한 멸균 상태를 유지한다”고 부연했다.
초기 투자비용도 비교불가다. 1000ℓ 규모의 스텐인레스 배양기는 약 100억원의 초기 투자비용이 발생하지만, 같은 규모의 일회용 세포배양시스템은 10억~15억원이면 충분하다. 재원이 넉넉치 않은 중소바이오텍에서도 대규모 세포 배양 시설을 구축할 길이 열린 셈이다.
일회용 세포배양백을 넘어 시스템까지 구축하는 것이 과잉설비가 아니냐는 지적엔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세포가 물보다 살짝 무겁다”면서 “배양백을 그냥 내버려두면 하단부에 세포가 적층 돼, 세포가 숨 막혀 죽는다. 외부에서 힘과 압력으로 세포를 부유시켜주는 것이 세포배양시스템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배양백 내부에 적당한 산소를 공급하고 pH·온도를 유지해 세포가 잘 배양되도록 돕는다”면서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으면 세포 배양 환경을 스스로 조성해야 한다. 그만큼 생산 수율이 저하된다”고 부연했다.
마이크로디지탈의 일회용 세포배양시스템은 국내 최초를 넘어 차별화된 가격경쟁력과 기술력을 보유했다. 일회용 세포배양시스템은 끊임없이 파동을 일으켜 세포배양액과 산소의 적절한 혼합을 일으켜, 세포 성장을 돕는다. 문제는 기존 일회용 세포배양시스템은 단순히 파도 형태의 파동을 반복해 일으켜 100ℓ 이상의 규모에선 세포배양액과 산소가 잘 섞이지 않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주요 기업들은 선풍기 또는 패들 형태의 값비싼 임펠러를 사용해 배양백 내부를 휘젖는다. 반면 마이크로디지탈 일회용 세포배양시스템은 별도 장치 없이 좌우, 상하의 원형 파동을 만들어낸다. 원형 파동은 세포에 주는 스트레스가 적어, 생존율도 높다는 장점이 있다.
독일 사토리우스(Sartorius Stedim Biotech)의 일회용 세포배양시스템 ‘바이오스탯’(BioStat STR)은 최대 250ℓ가 최대용량이지만, 마이크로디지털은 1000ℓ까지 세포배양이 가능한 이유다. 또 미국 써모 피셔(Thermo Fisher Scientific)처럼 임펠러를 사용하지 않아 경쟁사보다 시스템 가격이 저렴하다.
그는 국내외 바이오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세포배양이 바이오이약품 핵심 공정은 세포배양 1회용이 새로운 시장 트랜드로 자리잡고 있다”면서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어, 마이크로디지탈이 큰 기회를 맞이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오는 10월 뉴욕에서 개최되는 일회용 세포배양 관련해 가장 큰 전시회인 ‘인터팩스’에 참가한다”면서 “이 전시회 참가를 시작으로 글로벌 바이오텍, 바이어들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국내 바이오의약품 생산 실적은 3조9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5%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