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원·달러 환율이 훌쩍 뛰어 1320원대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를 웃돈 미국 물가지표 파급력이 장중 이어졌다는 분석이 따른다.
|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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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04.8원)보다 18.2원 오른 132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지난해 11월 29일(1326.6원) 이후 최고 수준으로, 연고점 또한 경신했다.
이날 환율은 10원 가까이 오른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0.02원 오른 1315.0원에 개장했다. 이후 꾸준히 우상향 흐름을 보이다 장 마감 직전 1323.5원을 찍은 뒤 소폭 내려 마감했다. 장중 고가 기준으론 지난해 12월 7일(1325.8원)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지난 24일 밤 발표된 미국 1월 개인소비자지출(PCE) 가격지수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졌다. 이는 달러화 강세 흐름으로 이어졌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6% 올라 예상치(0.5%)를 웃돌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 역시 0.6% 상승해 예상치(0.4%)를 넘겼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PCE 물가지수가 반영돼 장 개시와 동시에 매수세가 몰렸다. 외환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에 1310원대에서 유지돼다 점심쯤 매수세가 한 차례 더 유입됐다”며 “1320원대를 넘을 수 있느냐는 내외적 압력이 공방하다 장 막판 1320원을 뚫어버리는 모습이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급적으로 활발했다기 보단 결정적인 움직임 속에서 수급이 연동된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원도 “PCE 발표 이후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졌고, 긴축 기조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심리도 장 초반 반영 됐다가 점점 강화되고 있다”며 “결국 2월에 나온 모든 미국 경제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을 아직까지 지지하고 있다고 나오면서 달러 매수 수요가 역내외적으로 크게 발동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 27일 환율 흐름.(자료=서울외국환중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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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6개국 통화대비 미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27일(현지시간) 오전 2시께 105.32를 기록하며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시장은 달러화 강세 과정에서 105선을 ‘1차 저항선’으로 여기고 있는데, 이른바 ‘킹달러’가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아시아 주요 통화들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위안 환율은 6.96위안, 달러·엔 환율은 136엔으로 강보합권에서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이날 3247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0.97포인트(0.87%) 하락한 2402.64로 마감했다.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에서 거래된 규모는 111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