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유통업계 플랫폼 회사들의 ‘스마트워크 혁신’이 잇따르고 있다. 일하는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율성을 부여해 최적의 결과물을 내겠다는 전략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재택근무를 해도 문제가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일하는 방식의 큰 변화를 맞고 있는 것이다.
| 우아한형제들 ‘워크 스페이스’ 내 공용 공간에서 직원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사진=우아한형제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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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내년부터 근무장소와 근무시간 모두 구성원이 각자 선택해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근무 혁신안’을 14일 발표했다. 김범준 대표는 “우리가 일을 더 잘 하기 위해 자율을 기반으로 한 선택적 근무제도를 확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은 내년 1월 1일부터 회사 구성원 모두가 근무시간 중 어디서든 연결되어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근무장소를 자율로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사무실 출근, 재택 외에 근무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기타 장소 및 해외도 무관하다. 시차가 있을 경우 한국시간 기준 ‘코워크 타임(원활한 업무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필수로 근무해야 하는 시간)’을 포함한 본인의 근무시간만 준수하면 된다.
근무 시간도 자율 선택으로 전환한다. 올 초 도입된 ‘개인별 시차출퇴근제’에서 더 나아가 내년부터는 유연근무제의 일환인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한다. 기존의 하루 7시간(월요일은 4시간), 주 32시간 기준에서 월 단위의 총 근무시간 내에서 개인의 업무 스케줄과 컨디션 등에 따라 자율적으로 업무 시간을 분배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어떤 주에는 20시간만 근무를 하고 좀 더 업무에 몰두가 필요한 주에는 50시간을 근무하는 것도 가능하다.
플랫폼사들은 올해부터 잇따라 스마트워크 체제로 전환 중이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지난 5월부터 원하는 시간에 출근해 8시간 근무 후 퇴근하는 자율출근제와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은 4시간만 일하는 ‘얼리프라이데이’를 시행하고 있다.
티몬은 ‘가장 업무 효율이 높은 곳에서 스마트하게 일하자’라는 취지로 ‘스마트&리모트 워크’를 지난 1일부터 시작했다.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 신사옥을 비롯, 수도권 각지에 위치한 거점오피스와 공유오피스 등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곳이라면 어디서든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 근무장소 제약이 없어짐에 따라 우수인재 확보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은 지난 2020년부터 일찌감치 경기 판교 테크노밸리에 개발자들을 위한 최대 100명이 동시에 업무를 볼 수 있는 오픈형 구조의 스마트 오피스 ‘쿠팡 스마트 워크 스테이션’을 운영 중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제도 도입에 적극적인 플랫폼사들을 따라 대기업도 일부 스마트워크 시스템을 도입 중”이라며 “MZ세대 사원들에게는 급여, 복지 못지 않게 근무 여건도 중요한 고려 대상이기 때문에 이러한 제도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점점 늘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