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대)`스칼렛 오하라`의 장

  • 등록 2011-03-31 오후 4:16:06

    수정 2011-03-31 오후 4:18:14

[이데일리 박기용 기자] 한동안 세계 역사가 `9·11` 이전과 이후로 나뉘었던 것처럼, 2011년 3월은 일본의 대지진이 있은 11일 이전과 이후로 나뉘었다.

대지진의 여파로 일본 증시 닛케이225 지수는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있었던 2008년 9월 이후 최대인 두 자릿수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31일 발표된 일본 제조업 지표가 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지진 여파는 실물경제 영역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리비아 상황도 만만치 않다. 유엔(UN)의 군사개입으로 반군에 유리한 전황이 펼쳐지는가 싶더니 이내 지루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그 와중에 포르투갈과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도 강등됐다. 

악재들은 장기화하면서 약발을 잃어간다. 지속적인 회복국면에 놓여 있는 미국 경제에 미치는 약발인들 오죽하겠는가. 누군가 요즈음 뉴욕 증시를 `스칼렛 오하라의 장`이라 명명했다. 투자자들은 연방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를 암송 중이다.

30일(현지시간) 종가(1만2350.61) 기준으로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지난 2월 말 종가 1만2226.34에서 1.02%가 올랐다. 수조엔의 피해보상이 필요한 대지진의 악재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새다. 분기 전체로는 지난해 말 1만1577.51에서 6.68%가 올랐다. 분기 상승률로 보면 지난 99년 이후 최고치다.

리비아 사태가 내전 상황으로 악화하고, 그 와중에 일본 대지진이 겹치면서 올 들어 상승폭을 죄다 반납했던 뉴욕 증시가 어느새 급속도로 이를 회복한 것이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 역시 5.6%가 올라 정보기술(IT) 버블로 13%나 뛰었던 지난 1998년 이후 최고의 1분기 상승률을 기록했다.

뉴욕시장 투자자들은 오는 4월1일 발표되는 고용보고서에 대한 기대감에 들떠 있다. 앞서 발표된 고용조사업체 ADP가 집계한 3월 민간고용도 4개월 연속 20만건을 웃돈 것으로 나타나면서 다우지수를 6주 만에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분기 말 보유 현금을 줄이기 위한 `윈도 드레싱` 효과도 기대되는 만큼 시장의 낙관을 기대해봄 직하다. 

이날 발표가 예정된 주요 경제지표로는 ADP에 이어 고용동향을 가늠할 주간 실업보험 신규청구건수가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주 38만2000건에 이어 이번 21~26일 기간 중 청구건수는 소폭 감소한 38만건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용보고서에 대한 기대감을 이어갈 만한 수준이다.

다만 3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와 2월 공장주문 증가율은 각각 전월 71.2과 3.1%에서 70.0, 0.5%로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 경제지표: 미국 동부시간 기준 오전 8시30분에 주간 실업보험 신규청구건수가 발표된다. 오전 9시45분에는 3월 시카고 PMI가 발표되며 오전 10시에는 2월 공장주문이 예정돼 있다.

◇ 주요일정: 제프리 래커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리치몬드 연은의 4번째 연례 크레딧 시장 심포지엄에서 연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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