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4일 경북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이 7번 국도를 넘어 해안가 한울원자력본부 방향으로 번지면서 소방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날 오전 11시 17분께 울진군 북면 두천리 야산에서 발생한 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빠르게 번지고 있다. 울진군 일대는 건조 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순간 최대풍속 초속 25m 이상의 강풍이 불고 있다.
| 영상=온라인 커뮤니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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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당국은 오후 2시 10분께 ‘산불 대응 3단계’와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 심각’을 발령했다. ‘산불 3단계’는 예상 피해 면적이 100ha 이상, 평균 풍속 초속 10m 이상일 때 발령되는 최고 수준의 동원령으로, 광역 단위의 가용 인력과 진화헬기가 총동원된다.
불이 민가로 번질 것을 우려해 오전 11시 45분부터는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울진군은 재난문자를 통해 북면 일대 주민과 등산객에게 산에서 멀리 떨어진 마을회관이나 초등학교 등으로 즉시 대피해달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북면 일대 주민 308가구의 554명이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 4일 경북 울진군 북면 야산에서 불이 나 주변으로 번지고 있다 (사진=산림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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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이 7번 국도를 넘어 해안 쪽으로 번지면서 한울원전을 향하고 있어, 소방당국이 유류탱크 등에 쓰이는 대형 화재 진압 장비인 대용량 방사포 시스템을 현장에 배치했다.
산불 최초 발화 지점과 7번 국도까지는 직선거리로 10㎞ 정도고, 7번 국도에서 한울원전까지 거리는 직선으로 1㎞ 정도다. 3시간 넘게 확산된 산불은 한울원전에서 3~4km 떨어진 곳까지 번진 것으로 전해졌다.
| 4일 11시 17분께 경상북도 울진군 북면 야산에서 불이 나 초대형 헬기가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산림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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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원전 측은 산불이 직접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고 밝혔으나, 원전 울타리 등 주변에 불씨가 날아들어 소방과 원전 자체 진화대가 불을 끈 것으로 알려졌다.
한울원전에는 6기(한울 1∼6호기)의 원전이 운영 중이다. 다만, 6호기는 현재 계획예방 정비중이라 현재 가동되고 있지 않다.
현재 한울원전본부는 사무실 일부가 정전되는 등 발전소 내 비상 발령 B급 조치가 시행됐다. 또 원전본부로 들어오는 선로가 불에 탈 우려가 있어 한국전력에서 비상 대기 중이다.
아울러 소방당국은 불길이 번져 산속에 설치된 고압 송전선로가 불에 타면 대규모 정전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며, 소방력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