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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일부 중국 은행의 달러 거래를 제한하는 제재 초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의 군수품·이중용도(군사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민간물자) 무역에 연계된 중국 은행이 제재 대상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 이후 중국의 주요 이중용도 물자 선적량이 한 달에 수천개 수준에서 최근 3만개로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맥스 버그만 CSIS 선임연구원은 “(중국과의 이중용도 물자 교역을 통해) 크렘린(러시아 대통령실)은 장갑·대포·미사일·드론을 포함한 무기 생산 속도를 높이고 지난해 우크라이나 반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 외교관은 “중국이 기술적으로 자국을 지원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푸틴 대통령은 감히 전쟁을 시작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미국은 중국에 러시아와의 경제적 관계를 단절하라는 메시지를 잇달아 보내고 있다. 이달 초 중국을 찾은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중국 측에 “군사·이중용도 물자를 러시아 방위산업 시설에 보내는 주요 거래를 돕는 은행은 미국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24일~26일 중국을 찾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러시아와의 군사 기술 관련 거래를 중단하지 않으면 미국이 제재에 나설 것이란 뜻을 중국에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중국 은행 제재를 강행할 경우 미·중 관계 경색은 피할 수 없다. 중국 외교부는 러시아에 이중물자를 수출하는 자국 기업 등에 대한 제재를 ‘경제적 강압’, ‘일방주의’라고 비판한 바 있다. 그러잖아도 최근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 관세(최고 25%)를 부과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미·중 간엔 제2의 무역전쟁 전운이 짙어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