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3분기 유가하락 '직격탄'..주력군 손실 눈덩이

SK이노·S-OIL, 정유부문에서만 영업손실
석유화학·윤활기유 등 부업에선 이익 창출
"유가 추가 하락 가능성 적다" 4Q 개선 관심
  • 등록 2014-10-28 오후 3:58:30

    수정 2014-10-28 오후 3:58:30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정유업계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27~28일 차례로 지난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에쓰오일과 SK이노베이션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부진했다.

특히 정유사의 본업인 정유 부문에서 손실이 확대된 것이 뼈아팠다. 최근 유가 하락에 따라 재고평가 손실이 확대됐고 정제마진이 악화한 탓이다. 국제 시장에서 원유를 사들여 국내에 들여와 정제하는 데까지 약 한 달가량의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고려하면 유가 하락은 정유사 입장에서 손해다. 한 달 전 비싸게 산 원유를 기껏 정제해 싼값에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매출의 73%를 차지하는 석유사업에서 3분기 226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적자폭이 1739억 원 커진 것이며 전분기보다도 112억 원 확대됐다. SK이노베이션은 28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급격한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 손실이 전체적으로 약 1900억 원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에쓰오일(S-OIL(010950)) 역시 매출의 대부분(80%)을 차지하는 정유 부문에서 영업손실이 1867억 원 발생했다. 유가 급락에 따른 재고 손실이 710억 원에 달했다. 전년 동기 및 전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손실 규모가 각각 180억 원, 333억 원 늘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3분기(7월1일~9월30일) 동안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배럴당 109.18달러에서 95.01달러로 13% 하락했다. 현재는 84달러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정유사들은 오히려 부업인 석유화학 사업과 윤활유 사업 등에서 이익을 내며 본업의 손실을 만회했다. 에쓰오일은 석유화학 부문에서 영업이익 796억 원(이익률 8.4%), 윤활기유 부문에서 영업이익 675억 원(이익률 13.8%)로 선전했다. PX, 벤젠 등 주요 제품 마진이 강세를 보인 덕분이다.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화학사업과 윤활유사업에서 각각 영업이익 1308억 원, 732억 원을 올렸다. 영업이익률은 각각 3.8%, 10.4%다. 올레핀 계열과 아로마틱 계열 제품 모두 가격 스프레드가 개선됐고 윤활기유는 국제유가 하락으로 마진이 늘었다.

한편 유가 급락으로 정유 부문 손실이 컸던 두 회사 모두 이번 4분기에는 제한적이지만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추가적인 유가 하락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두바이 기준으로 현재 80달러대 초반인 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들도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며 “추가 하락은 쉽지 않고 상당기간 현재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쓰오일 역시 현재의 배럴당 80달러 수준이 바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한가지 주목할 만한 부분은 SK이노베이션이 3분기 석유개발 사업에서 영업이익률 50.6%에 달한다는 것이다. 해당 매출은 2401억 원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이 1214억 원에 달했다. 미국 생산광구 인수가 마무리되면서 일 평균 생산량이 7만1000배럴로 전분기보다 6000배럴 늘어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한 덕분이다. 4분기부터는 베트남 15-1 광구에서 하루 평균 3600배럴의 원유를 더 생산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2014년 3분기 사업별 실적(단위: 억 원, 자료: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석유사업), SK종합화학(화학사업), SK루브리컨츠(윤활유사업)
에쓰오일 2014년 3분기 사업별 실적(단위: 억 원, 자료: 에쓰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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