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풀한 봄맞이 아산 여행

- 아산 `세계꽃식물원`
- 복합 문화공간 `모나무르`
  • 등록 2020-03-11 오후 12:16:26

    수정 2020-03-18 오후 3:08:17

[이데일리 트립 in 신동희 기자]봄의 계절이 오고 있다. 남녘에서는 벌써 꽃소식이 슬슬 들리기 시작해 설렌다. 하지만 내륙의 봄은 더 기다려야 한다. 충남에서 봄을 빨리 맞이하고 싶다면, 아산에 있는 세계꽃식물원이 답이다.

세계꽃식물원은 실내 온실식물원이다. 그래서 사실은 한 겨울에 방문하면 딱이다. 온실이라 다른 계절에는 다소 더울 수가 있는데, 한 겨울 추운 날에도 외투를 벗고 다닐 만큼 따뜻하다. 사계절 내내 꽃이 피어 있으니, 이른 봄을 만나러 가기도 좋다. 봄을 마중하러 아산으로 가볼까.

1994년 화훼작물 수출 단지로 아산 아름다운 정원을 설립하였다. 그 후 온실의 일부를 일반인에게 개방하면서 지금의 세계꽃식물원이 탄생했다. 그 규모가 8천 평에 달하고 연중 3,000여 종의 원예종 관상식물을 관람할 수 있다. 생전 처음 보거나 이름도 생소한 전 세계 식물이 호기심을 자극하고 오방색의 화려한 색감이 눈길을 끈다. 개장 이후 매년 15~20만 명의 관람객이 찾는다고 한다.

식물원은 크게 온실과 가든 센터로 나뉜다. 온실은 열대 정원, 연못정원, 미로정원, 에코 플랜트 정원 등의 테마로 꾸며져 다양하다. 웨딩촬영을 하러 올 만큼 포토존이 많아 출사지로도 인기가 많다. 꽃을 배경 삼아 사진을 남겨도 좋고 볼거리가 풍성하니 피톤치드 받으면서 설렁설렁 산책만 해도 좋다. 가든 센터는 카페와 기념품 숍 등이 있는 공간을 통틀어 말한다. 온실로 입장할 때나 나올 때 가든 센터를 통한다. 참고로, 온실식물원보다 한 시간 늦게까지 운영한다. 센터 안에도 곳곳에 키가 큰 나무가 있어서 상쾌하고 공간이 넓고 탁 트인 덕에 가슴이 뚫린다. 온실을 한 바퀴 산책하고 나서 차 한 잔과 함께 마무리해도 좋겠다. 한구석 어마어마한 벽난로에서 군고구마도 판매하고 있어 운치를 더한다.

식물원에는 ‘모모’라는 강아지와 검은 고양이 ‘네로’, 그리고 길고양이가 있다. 그중에 노랑 길고양이를 만났는데, 쓰다듬으면 도망가지 않고 사람의 손길을 즐긴다. 하지만 주의문에서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행동은 삼가달라고 적혀 있다. 먹이를 달라고 다가오지만 가끔씩 귀찮아지면 돌변해서 성질내고 할퀴거나 물기도 한단다. 식물원 측에서 별도로 사육하거나 관리하지 않지만, 사료를 제공하고 개체 수 증가를 막으려고 중성화 수술만 실시한다고 한다. 이유는 자연스럽게 들어온 길고양이들을 내쫓기보다는 공존하기 위해서. 고양이를 만난다면 눈으로만 예뻐하기를.

하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입구에서 표를 살 때 영수증과 함께 ‘식물 교환권’을 주는데, 관람 후 매표소에서 제시하면 다육식물과 교환해 준다. 거의 모든 관람객에게 지금까지 증정한 다육 식물이 100만여 개가 넘어가고 있다고 한다.

Life Is A Flower. ‘LIAF’, 영어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자회사의 이름이다. ‘삶이 꽃이다’라는 의미인데, 어디선가 보고 나서 뇌리에 박힌 문구가 스친다. 힘들 때는 이 말을 한 번 뱉어보라고. 아, 사는 게 꽃 같네. 이곳에서 두 시간 찰나의 인생이 꽃 같은 시간이 되기를.

봄을 기다린다면 기다리지 말고 아산 세계꽃식물원으로 미리 마중 나가보자.

시간을 컬러풀하게 채울 수 있는 공간 - 모나무르

프랑스어로 ‘내(Mon) 사랑(Amour)’ 이란 뜻의 모나무르는 베이커리 카페, 갤러리, 레스토랑, 컴플렉스홀 다목적 공간을 갖춘 복합적인 문화공간이다. 지난해 10월에 개관하였는데 이미 소문이 나서 벌써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다. 주말에는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이다. 워터가든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연신 감탄사가 나온다. 건축과 조경, 그리고 규모에 놀라고, 야외 곳곳의 조형물과 갤러리에 전시한 작품 수준에 또 한 번 놀란다. 아산에서 문화를 즐길만한 공간이 부족했는데, 이런 장소가 생겨 반갑다.

모나무르는 공간마다 특색을 반영하여 색깔로 장소를 구분하였다. THE GREEN 베이커리 카페, THE PURPLE 갤러리, THE GOLD 컴플렉스홀 다목적 공간, THE RED 레스토랑. ‘시간을 컬러풀하게 채울 수 있는 공간’을 모토로 삼고 있는 만큼, 다채로운 행사가 많이 열린다. 예를 들어, 브런치 콘서트, 영화 상영, 수변공연, 원 데이 클래스 등이 상시 열려 다양한 문화 활동과 체험이 가능하다.

모나무르 더 그린 카페

카페에서는 일반적인 커피 종류와 유기농 제품으로 숙성하여 수제로 만든 밀크티, 여러 허브를 블렌딩한 허브티, 수제청으로 만든 차나 에이드 등을 즐길 수 있다. 다른 한쪽 공간에서는 빵을 직접 굽기도 하니 수제빵이나 케익류의 디저트도 같이 곁들여도 좋다. 사실 음료가 보통 가격보다 비싼 편이다. 베이커리 카페라는 이름이 민망하게 종류가 적은 것도 아쉽다. 행사가 있거나 주말에는 큰 규모와 많은 손님들에 비해서 음료를 만드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으니 참고하길. 하지만 수변무대에서 매주 무료로 공연을 하고, 갤러리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등 공간을 충분히 즐기고 활용한다면 값이 아깝지 않다.

모나무르는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전시, 공연, 휴식’을 테마로 소개하는 만큼 카페 공간 외에 즐길 요소들이 매우 많다. 하지만 여행지와 더불어 근처 카페를 덧붙이기로 하였으니, 여기에서는 카페만 소개하기로 한다.

모나무르에서 추구하는 방향처럼, 다른 색깔의 공간에서 시간을 컬러풀하게 채워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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