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 중 연인 경기 직관…전용기 띄운 스위프트 “탄소 90t 배출”

도쿄 공연 직후 8900㎞ 이동해 직관
16일 호주 공연 이동 거리도 합치면
“연료 3만 3천ℓ, 탄소 90t 배출 추정”
2022년 탄소배출량 1위 유명인 등극
  • 등록 2024-02-13 오후 4:24:40

    수정 2024-02-13 오후 4:24:40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미국 팝 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월드투어 중 연인의 경기를 직접 관람하고자 전용기를 사용한 가운데 그의 행보가 탄소 배출량을 높인다는 지적이 또다시 제기됐다.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가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연인 트래비스 켈시와 입맞추고 있다. (사진=AP통신)
1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스위프트는 일본 도쿄 공연을 마친 뒤 하네다 공항에서 전용기를 타고 미국 시간으로 오후 3시 30분이 조금 넘어서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했다.

스위프트가 하네다 공항 전용기 구역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도쿄 돔에서 콘서트가 종료된 지 한 시간이 지난 시점이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그는 이날 오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연인 트래비스 켈시가 소속된 캔자스시티가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 ‘슈퍼볼’의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는 장면을 지켜봤다.

경기 도중 초조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 스위프트는 캔자스시티가 승리한 뒤 시상식장에 내려와 켈시와 포옹하고 입 맞추는 등 우승의 기쁨을 함께했다.

캔자스시티 치프스의 쿼터백 패트릭 마홈스가 슈퍼볼 우승 트로피인 롬비르디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AP통신)
스위프트가 이날 경기를 위해 이동한 거리는 약 8900㎞로 오는 16일 호주 공연을 위해 움직이는 규모까지 합치면 전용기 연료는 약 3만 3000ℓ, 탄소 배출량은 약 90t인 것으로 추정됐다. 미 일간 워시턴포스트(WP)는 지난달 이 같은 수치를 보도하며 “올해 내내 평균적인 미국인 6명이 배출한 탄소를 합친 것보다 많은 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WP는 12일(현지시간) 비즈니스 항공편 추적업체 WingX의 통계를 인용해 “스위프트를 태운 전용기는 지난 주말 라스베이거스로 향한 882대의 전용기 중 하나”라며 올해 슈퍼볼 관람을 위해 사람들이 이용한 전용기 수는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였다고 밝혔다. 가장 많은 전용기가 사용됐을 때는 지난해 애리조나 글렌데일에서 열린 슈퍼볼 경기였으며 931대가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WP는 전용기를 이용하는 것에 대해 “가장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여행 방식”이라며 “유럽의 비영리 환경 단체인 ‘트랜스포트 앤 인바이런먼트’(Transport & Environment)에 따르면 전용기 승객 1인당 탄소 배출량은 일반 여객기보다 5~14배, 기차보다 50배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전용기에 대한 세금을 더 많이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빅토리아 하네만 크레이튼 대학교 교수는 WP에 “사실 기업 CEO들도 전용기를 사용하고 있지만 잘 드러나지는 않는다”며 “여성 (유명인)이 전용기를 이용하는 것에만 관심을 두는 것은 환경문제와 여성 혐오가 충돌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스위프트는 ‘2022년 탄소 배출이 가장 많은 유명인 1위’로 지목된 바 있다. 당시 영국의 지속가능성 마케팅 업체 ‘야드’는 이 같은 내용을 공개하며 유명인들이 전용기를 과도하게 띄우며 탄소를 배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022년 1~7월 기준 스위프트가 이용한 전용기 횟수는 170차례로 이 과정에서 배출된 탄소는 8293t으로 추정됐다. 당시 스위프트 측 대변인은 “전용기는 다른 사람들에게 정기적으로 대여된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스위프트 측은 전용기 사용으로 배출한 탄소를 상쇄하기 위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고 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고 W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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