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노동절 연휴 맞아 여행 수요↑…지갑 활짝 열릴까

주요 여행사 "국내여행, 코로나 이전 넘어"
수요 폭발에 '호텔 로비 소파서 숙박' 상품도
항공편·비자 제한에 해외여행은 60% 회복
"가계 소득 제자리, 소비 전반 회복 시간걸려"
  • 등록 2023-04-26 오후 4:24:57

    수정 2023-04-26 오후 7:33:19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오는 29일부터 5일간 이어지는 중국의 노동절 연휴를 앞두고 여행 수요가 급증했다. 올해 ‘위드 코로나’ 원년을 맞은 중국이 경기 회복에 집중하는 가운데 이번 노동절 연휴가 민간 소비를 확인할 수 있는 시험대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 베이징 고궁박물원(자금성)을 찾은 관광객들.(사진=AFP)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 여행 플랫폼인 페이주는 전일 기준 노동절 연휴 기간 국내 여행 상품의 누적 예약 건수가 전년과 비교해 10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이난성 싼야, 윈난성 다리와 리장, 쓰촨성의 청두, 베이징 등이 인기 국내 여행지로 꼽혔다. ‘보복 여행’에 따른 숙박 시설 부족으로 99위안(약 1만9000원)에 하룻밤 로비 소파에서 잠을 잘 수 있는 상품을 내놓는 호텔도 등장했다.

치솟는 여행 수요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도 뛰어넘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 플랫폼 씨트립(중국명 셰청)은 이번 노동절 연휴 기간 국내 항공편, 호텔 및 관광지 예약이 연휴 시작 2주 전 이미 2019년 수준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예약 플랫폼인 메이퇀과 따종디엔핑의 국내 여행 예약 건수 또한 2019년과 비교해 200% 늘어나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외여행 또한 수요가 늘었으나, 코로나19 이전 수준은 아직 회복하지 못했다. 씨트립은 노동절 연휴 기간 해외여행 검색이 2019년의 120%였으나 해외 호텔 검색은 2019년보다 30% 감소했다고 전했다.

SCMP는 항공편과 비자 제한 등으로 해외여행 수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이번 노동절 연휴 해외여행은 2019년의 60% 정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달 예정된 중국행 국제 항공편은 1만4540편으로, 2019년 같은 달의 64.5% 수준이다. 인기 단거리 여행지로는 태국, 홍콩,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한국 등이 있었다.

중국은 올해 목표 경제 성장률을 5.0% 안팎으로 제시하고, 민간 소비를 성장의 주요 원동력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3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해 2021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으나, 저조한 민간 투자나 사상 최고치에 가까운 청년 실업률 등은 불균형한 경제 회복을 보여주고 있다.

위춘하이 중국 인민대 경제학과 교수는 “여행에 대한 높은 수요는 ‘위드 코로나’ 직후의 ‘보복 소비’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당장 가계 소득이 크게 증가하고 있지 않아 여행 외 다른 소비가 회복되기까지 시간이 좀 더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중국 가계 저축 증가액이 17조8400억위안(약 3441조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점을 거론하면서 “경기에 대한 신뢰가 부족함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그는 “올 여름 휴가 기간 급증한 여행 수요가 지속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하반기 경제 회복과 함께 소비가 정말 확대됐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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