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논의가 상당 부분 진전된 것으로 알려진 우리금융지주(316140)의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를 포함해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해 이익을 다변화하려는 금융지주사들의 움직임에 제동이 걸릴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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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지난 9일 진행한 국내 은행주 캠페인 공개간담회에서 “신규 M&A를 추진할 돈이 있다면, 자사주 매입·소각을 하면 된다”며 “(현재 국내 은행들은) 주주들에게 M&A가 자사주 매입·소각보다 좋다고 설득할 수 없다면 M&A의 M자도 입에 꺼내면 안 되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주장을 간단히 풀어내면 결국 PER 10배로 고평가된 주식보다 PER 3배로 저평가된 자기주식을 사는 게 낫다는 논리다. 저평가된 자사주의 매입·소각은 주주가치를 제고시켜 결국 시가총액(또는 주가)의 상승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그는 “우리금융지주가 다올인베스트먼트 지분 52%를 2000억~3000억원에 인수하는 경우의 PER은 최근 4개 분기 당기순이익 45억원 기준 85.5~128.2배, 역대 최대 호황인 2021년 당기순이익 648억원 기준으로도 5.9~8.9배”라며 “해당 인수를 추진하려면 우리금융지주 경영진이나 이사회는 해당 금액을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에 사용하는 것이 M&A에 사용하는 것보다 주주가치 차원에서 훨씬 유리하다는 주장에 대해 주주들에게 반박할 수 있는 설득력 있는 논리와 근거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지주의 지분 1%가량을 1년 이상 보유하고 있는 주주인 얼라인파트너스가 이처럼 M&A에 부정적 의견을 낸 것은 당장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일보다 저평가된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을 정상화시키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리금융지주 외에도 얼라인파트너스는 JB금융지주의 지분 14%를 보유한 2대주주이며, DBG금융지주의 지분 역시 주주 제안이 가능한 수준을 확보했다.
물론 얼라인파트너스가 주주 환원 확대, 대출 성장 조절 등 국내 은행들의 자본 재배치를 공론화시킨 만큼, 향후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려던 은행지주사들의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특히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나 VC(벤처캐피탈) 자회사가 없는 우리금융지주는 관련 M&A 매물에 눈독을 들여왔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다올인베스트먼트는 좋은 회사고, 해당 딜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향후 우리금융그룹이 현재로서 시급한 자본 재배치를 통해 적정 주가를 되찾는다는 전제가 있다면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