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의 M자도 꺼내지 말라"…우리금융의 다올인베 인수 제동?

'행동주의' 얼라인파트너스, 은행지주사 M&A에 부정적
우리금융 지분 1% 보유…다올인베 인수건 반대할까
"국내 은행, M&A보다 자사주 매입·소각이 더 효율적"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움직임에 제동 걸릴지 관심
  • 등록 2023-01-12 오후 10:28:44

    수정 2023-01-12 오후 7:28:46

[이데일리 김근우 기자] 국내에 상장한 7개 은행지주사에 주주 환원을 촉구하는 등의 공개 캠페인을 진행하는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얼라인파트너스)이 우리금융지주의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를 사례로 들어 은행들의 인수·합병(M&A)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만큼 실제 반대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이미 논의가 상당 부분 진전된 것으로 알려진 우리금융지주(316140)의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를 포함해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해 이익을 다변화하려는 금융지주사들의 움직임에 제동이 걸릴지 이목이 집중된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현재 국내 은행들은) 주주들에게 M&A가 자사주 매입·소각보다 좋다고 설득할 수 없다면 M&A의 M자도 입에 꺼내면 안 되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자료=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다올인베스트먼트(298870) 지분 52%에 대한 인수 관련 논의를 마치고, 본계약 체결을 목표로 최종 인수가격과 관련한 세부 사항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가격은 현재 시장가치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2000억~3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지난 9일 진행한 국내 은행주 캠페인 공개간담회에서 “신규 M&A를 추진할 돈이 있다면, 자사주 매입·소각을 하면 된다”며 “(현재 국내 은행들은) 주주들에게 M&A가 자사주 매입·소각보다 좋다고 설득할 수 없다면 M&A의 M자도 입에 꺼내면 안 되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간에서 거론되는 우리금융그룹의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를 예로 들며 PER(주가수익비율)이 3배 이하인 은행지주사가 추진하는 M&A가 비효율적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PER이 3배 이하인 은행이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증권사 등을 인수할 때, 최소 PER 10배 이상의 가치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에 따르면 현재 우리금융지주의 PER은 2.4배 수준, 국내 은행주의 평균 PER은 3.1배 수준이다.

이 대표의 주장을 간단히 풀어내면 결국 PER 10배로 고평가된 주식보다 PER 3배로 저평가된 자기주식을 사는 게 낫다는 논리다. 저평가된 자사주의 매입·소각은 주주가치를 제고시켜 결국 시가총액(또는 주가)의 상승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그는 “우리금융지주가 다올인베스트먼트 지분 52%를 2000억~3000억원에 인수하는 경우의 PER은 최근 4개 분기 당기순이익 45억원 기준 85.5~128.2배, 역대 최대 호황인 2021년 당기순이익 648억원 기준으로도 5.9~8.9배”라며 “해당 인수를 추진하려면 우리금융지주 경영진이나 이사회는 해당 금액을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에 사용하는 것이 M&A에 사용하는 것보다 주주가치 차원에서 훨씬 유리하다는 주장에 대해 주주들에게 반박할 수 있는 설득력 있는 논리와 근거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지주의 지분 1%가량을 1년 이상 보유하고 있는 주주인 얼라인파트너스가 이처럼 M&A에 부정적 의견을 낸 것은 당장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일보다 저평가된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을 정상화시키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리금융지주 외에도 얼라인파트너스는 JB금융지주의 지분 14%를 보유한 2대주주이며, DBG금융지주의 지분 역시 주주 제안이 가능한 수준을 확보했다.

다만 얼라인파트너스가 우리금융그룹의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를 중단하라는 요구를 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얼라인파트너스가 진행하고 있는 은행지주사 7곳을 상대로 주주환원율을 높일 것을 요구하는 취지의 캠페인 과정에서 주주 환원이 M&A보다 더 효율적인 이유를 설명하는 차원에서 든 하나의 예시라는 설명이다.

물론 얼라인파트너스가 주주 환원 확대, 대출 성장 조절 등 국내 은행들의 자본 재배치를 공론화시킨 만큼, 향후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려던 은행지주사들의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특히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나 VC(벤처캐피탈) 자회사가 없는 우리금융지주는 관련 M&A 매물에 눈독을 들여왔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다올인베스트먼트는 좋은 회사고, 해당 딜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향후 우리금융그룹이 현재로서 시급한 자본 재배치를 통해 적정 주가를 되찾는다는 전제가 있다면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청룡 여신들
  • 긴밀하게
  • "으아악!"
  • 이즈나, 혼신의 무대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