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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해 12월 이후 HSBC가 중국 정부를 상대로 적극적인 로비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존 플린트 HSBC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은행 임원들은 중국 관료들에게 “미국 정부를 돕는 것 외엔 다른 방도가 없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12월 멍 부회장은 미국의 요청으로 캐나다에서 체포됐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가 이란 시장에 접근하기 위해 ‘스카이콤’이라는 유령 업체를 동원하고 여러 금융기관을 활용했다면서, 이를 주도한 인물로 멍 부회장을 지목했다.
당시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HSBC가 화웨이 계좌의 대(對)이란 거래와 관련, 수상한 내역을 미국 측에 제공한 것이 멍 부회장 체포에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보도했다.
HSBC는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중국과 오랜 기간 거래를 해오면서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은행 중 한 곳으로 자리잡았다. 이 은행은 홍콩 및 중국 본토에서 이익의 75% 가량을 창출하고 있으며, 화웨이와 거래하는 여러 은행들 중 하나였다. 2017년 이후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한 상태다.
미국 사법당국은 HSBC 역시 화웨이의 거짓말에 피해를 입은 은행들 중 한 곳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화웨이 창업자인 런정페이 회장은 지난달 19일 “(화웨이와 거래한) 은행들도 회사의 사업이나 성격,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등까지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한 은행은 멍 부회장과 직접 접촉했다. 딸이 카페에 있을 때 은행 관계자들과 무언가 얘기를 나눴다”며 “(은행들이 알고 있는) 이러한 사실들이 법정에서 공개된다면 판결은 명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홍콩 내 대규모 시위를 촉발시킨 ‘범죄인 인도 법안’이 통과될 경우 HSBC는 주요 타깃이 될 수 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캐나다 국민들을 체포·구금하는 등 보복성 조치를 가한 것에서 엿볼 수 있다. 또 중국 내부에선 멍 부회장 체포 사태 이후 반미·반캐나다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HSBC는 영국에 본사를 둔 기업이지만 결정적 단서를 제공한 만큼 중국 정부의 제재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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