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국가보안시설인 인천 내항에 보관 중인 화물 수백톤을 부두운영사 직원들이 빼돌려 해경이 수사에 나섰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최근 인천내항부두운영㈜(이하 IPOC) 직원들의 절도 사건에 대한 첩보를 입수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고 13일 밝혔다.
| 인천 내항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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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IPOC는 지난 4월 말 간부 A씨 등 6명이 내항 창고에 보관 중인 동물사료 부원료을 빼돌렸다는 제보를 받아 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A씨 등 6명은 올 2~4월 창고에 있던 동물사료 부원료 200여톤(벌크화물)을 빼돌려 외부에 팔았다. 이들은 내항 창고를 관리하던 직원이었다.
해당 부원료는 화주가 IPOC 창고에 보관해달라고 맡겨둔 것이었다. A씨 등은 부원료를 25톤에 300만원씩 받고 외부 업체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이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해고하려고 하자 A씨 등 6명은 지난달 말 사직했다.
IPOC 관계자는 “A씨 등이 무단 반출한 부원료는 비에 젖고 일부 오염된 것으로 화주가 보관을 맡겼다가 가져가지 않은 것이다”며 “이번 사건이 불거지기 전까지 창고에 해당 부원료가 계속 보관되고 있었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반출된 부원료는 IPCO가 관리하던 것으로 1차적인 피해는 IPOC에 있다”며 “화주가 해당 부원료값을 물어내라고 하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IPOC는 A씨 등의 부원료 무단 반출에 대해 쉬쉬하고 있다가 최근 해경의 조사를 받게 됐다. 해경 관계자는 “이제 조사를 시작한 단계여서 절도, 특수절도 등 구체적인 죄명을 결정하지 않았다”며 “창고 주변 CCTV 등을 통해 IPOC 직원들이 화물을 무단 반출했는지 등을 확인할 것이다”고 밝혔다.
인천 내항은 보안 등급이 가장 높은 ‘가급’ 중요 시설이다. IPOC는 2018년 내항 9개 부두운영사가 통합해 만든 법인이고 27개 선석, 18개 창고를 운영한다. 연간 처리하는 화물은 1200만t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