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J중공업, ‘탄소 포집·저장’ 가능 8500TEU급 컨테이너선 개발

핀란드 바르질라사와 함께 새로운 선형 개발 성공
기존 석유계 연료 사용해도 IMO 규제 충족할 정도
“꾸준한 연구 개발로 친환경 선박 시장 선도할 것”
  • 등록 2023-11-13 오후 3:07:28

    수정 2023-11-13 오후 3:07:28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HJ중공업이 선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한 뒤 하역할 수 있는 8500TEU(1TEU는 6m여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친환경 컨테이너선 개발에 성공했다.

HJ중공업(097230)은 세계적인 선박용 엔진 메이커인 핀란드 바르질라(Wartsila)와 함께 선박 엔진이나 보일러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포집, 액체 상태로 저장 후 하역할 수 있는 새로운 선형 개발에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양사가 온실가스 감축을 넘어 탄소중립이 가능한 차세대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에 뜻을 모은 뒤 6개월여간 공동연구를 벌여 바르질라의 CCS(Carbon Capture & Storage·탄소포집·저장) 시스템을 HJ중공업의 8500TEU급 컨테이너선에 적용한 결과다.

HJ중공업과 핀란드 바르질라 관계자가 친환경 선박 공동 개발을 위한 협약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HJ중공업)
앞서 양사는 국제해사기구(IMO)의 ‘2050년 온실가스 배출 넷제로(Net-Zero)’ 목표에 따라 강화되고 있는 해상 환경 규제에 선제 대응하고자 지난 4월 바르질라와 공동개발 협약(MOU)을 맺었다.

업계에선 전 세계 화석연료 소요량을 고려할 때 현실적인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CCS 기술 개발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탄소포집·저장 분야 연구기관인 국제 CCS 연구소(Global CCS Institute)는 각국의 탈탄소 정책 추진으로 글로벌 탄소포집·저장 시장이 매년 30% 이상 성장해 2050년 포집량이 76억톤(t)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HJ중공업이 이번에 개발한 8500TEU급 컨테이너선은 기존 석유계 연료를 사용하더라도 IMO의 규제를 충족시킬 수 있을 정도로 높은 효율의 이산화탄소 포집이 가능하다. 이는 액화천연가스(LNG)나 메탄올 연료 추진선에도 적용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추가로 줄일 수도 있다.

이와 함께 선박의 기존 화물 적재량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CCS 시스템을 선체에 최적화했고 CCS 운영에 필요한 연료 역시 에너지 절감 장비를 통해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배기가스에서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선내에서 액화 저장되며 하역 후 지하 폐유정에 저장하거나 이산화탄소를 필요로 하는 산업에 활용된다.

HJ중공업은 이번 CCS 컨테이너선 개발로 기술 경쟁력뿐만 아니라 운항 경제성까지 확보한 만큼 이를 다가올 탄소제로 시장과 글로벌 CCS 선박 선점을 위한 교두보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전 세계적인 탄소제로 추세에 따라 확대되고 있는 친환경 선박 수요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더해 LNG 이중연료와 무평형수 선박, 메탄올 추진선, 수소선박 개발 등 탄소중립을 앞당길 수 있는 기술력을 축적해 온 HJ중공업은 친환경 선박 전문건조사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HJ중공업 관계자는 “IMO의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탄소중립이 가능한 선박용 탄소 포집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2050 탄소제로 목표에 발맞춰 꾸준한 연구 개발을 통해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도할 기술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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