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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애플 아이폰13의 일부 사용자들이 수신 먹통으로 불편을 겪는 사태가 두 달째 계속되고 있다.
제조사인 애플은 이와 관련해 계속 묵묵부답인데다, 통신사들도 망 문제는 아니라고 하니 피해자 입장에선 어디에 따져야 할지조차 답답할 노릇이다.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도 적극적으로 개입하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어, 사태 해결이 이뤄지기까지 당분간 난항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얼마나 많은 고객이 불편 겪고 있나
7일 기준 아이폰13 수신 불량 사태와 관련해서 공식적으로 고객 응대에 나서고 있는 곳은 LG유플러스(032640)가 유일하다. 이 때문에 불편을 호소하는 고객의 규모에 대한 파악도 LG유플러스가 사실상 유일한 창구다.
LG유플러스는 지난 3일 오전 9시부터 아이폰13 수신 불량과 관련한 전용 상담창구를 개설하고, ‘음성전화 및 SMS, MMS 수신 실패 현상’을 겪는 고객에게 아이폰12 프로 512G 모델을 임대폰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3일과 4일 이틀 동안 문의를 신청받아 임대폰을 제공한 건은 약 60건이라고 LG유플러스는 밝혔다.
SK텔레콤(017670)과 KT(030200) 두 회사는 모두 “아이폰13 수신 불량과 관련해서 접수된 민원은 단 1건도 없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아사모의 설문조사에서는 LG유플러스가 72%(103표)로 가장 높긴 해도 SKT와 KT도 각각 16%(23표), 12%(17표)씩 불편을 겪고 있다는 피해 고객이 존재하는 데다 개별 제보를 통해서 알뜰폰 가입자의 피해 성토도 있어 실제로 LG유플러스 고객만 겪는 문제라고 확신할 순 없는 상황이다.
단말기 탓? 3G 백업망 없는 탓?…원인 추측도 다양
LG유플러스를 통해 애플이 원인 조사에 함께 나서고 있다는 것이 알려진 것 외에는, 아무 원인 규명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에 문제 발생의 근원에 대한 추측도 다양하게 불거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 등 해외에서도 아이폰13 통화 끊김 문제가 불거졌다는 것은 애플의 업데이트 조치 이후 사라진 것으로 알고 있으며, 국내(LG유플러스) 사례와는 피해 성격이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고, 또 다른 관계자는 “LG유플러스의 서울·수도권 네트워크 장비가 화웨이 것이고, 3G 백업망이 없다는 것이 다른 통신사들과의 차이”라고 했다.
비행기 모드 껐다 켜기 민간요법까지 등장
LG유플러스 상담창구를 통해 임대폰을 받는 것 외에 다른 임시방편은 없을까. LG유플러스는 “당장 문제를 회피할만한 긍정적인 임시조치 방법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아사모 등 일부 커뮤니티에서 △볼륨을 낮춰 음악 스트리밍 하기 △비행기모드를 껐다가 켜기 △LTE 우선 모드 적용 등으로 일시적으로 개선됐다는 개인 경험담이 공유되고 있는 것이 전부다.
결국 애플과 LG유플러스가 함께 진행 중인 원인 조사가 끝나야 해당 문제 해결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는 아직 적극적인 개입은 없는 단계다. 이소라 방통위 이용자보호과장은 “LG유플러스를 통해서 피해 사례와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며 “관계부처인 과기정통부와 협력해서 앞으로 이용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 논의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