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수 에몬스가구 회장이 대리점주에게 제품을 설명 중이다. (사진=에몬스가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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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이케아가 들어온 뒤 중소형 업체들은 힘들어진 게 사실이죠. 정체라는 걸 부인하지 않지만 선방 중입니다.”
5일 인천 남동구 에몬스가구 본사에서 열린 ‘2017 F/W(가을·겨울) 시즌 가구트렌드 및 신상품 품평회’에서 만난 김경수(64) 회장은 “쉽지 않은 환경에도 올 상반기 매출 860억원(지난해 777억원)을 달성했다”며 경영 전망을 밝게 봤다. 에몬스 연간 매출액은 2014년 1303억원에서 2015년 1518억원으로 상승한 뒤 지난해 1587억원을 기록해 보합세를 보였다.
김 회장은 “지난 2년간 몸집을 계속 불린 대형 업체들은 성장했지만 중하위 업체들은 역성장을 피할 수 없었다”면서 “다행스럽게도 저희는 디자인, 품질의 차별화를 통해 소비자의 신뢰를 받는 중”이라고 답했다.
가구 트렌드 및 신상품 품평회를 매해 개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회장은 “결국 소비자 의견을 전달해주는 창구는 대리점”이라며 “제1고객은 대리점이고 저희는 ‘을’이라는 생각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에몬스 품평회는 전국 200여명의 대리점주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제품만 골라 행사를 진행한다.
에몬스는 이날 행사에서 가을·겨울 시즌 콘셉트로 ‘소유할 수 있는 프리미엄, 매스티지(Masstiage·대중화된 명품)’를 제시했다.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명품을 소비하는 행태가 유행이라는 진단에서다. 김 회장은 “최근 사회 트렌드인 ‘욜로’(You Only Live Once·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해 소비하는 태도), ‘코스파’(Cost-Performance·가성비를 추구하는 형태)족은 가구 시장도 마찬가지다”고 덧붙였다.
| 토니노 람보르기니 매트리스. (사진=박경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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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품평회에서는 이탈리아 ‘리찌’사의 1등급 천연소가죽, 독일 ‘바스프’사의 자연주의 원료, ‘토니노 람보르기니’ 등 고가 브랜드를 차용한 가구들이 전시됐다. 특히 토니노 람보르기니는 몇 달 사이를 두고 바디프랜드(안마의자),
다산네트웍스(039560)(스마트폰) 등 국내 중소기업과의 협업을 계속하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끌었다. 에몬스는 매트리스에 토니노 람보르기니를 심었다. 김 회장은 “그간 에몬스 브랜드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지만 일부에서 ‘프리미엄’을 원하는 목소리가 있었다”며 협업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그는 “1%도 안되는 시장이기 때문에 판매에 크게 기여할 거라 생각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최근 가구 시장은 과거 경계가 사라지는 중이다.
유진기업(023410),
KCC(002380), 영림임업 등 건자재 업체들이 속속 인테리어 시장에 진출 중이다. 지난해와 올해는 에몬스와 까사미아가 연이어 주방가구 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신사업이 녹록지 않다고 김 회장은 평가했다. 그는 “부엌가구 진출 1년 동안 ‘많이 배웠다’”며 “아직 판매는 미미하지만 곧 본격적으로 사업이 ‘이륙’할 걸로 본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에몬스는 벽지 등 몇몇 품목을 제외하면 일반가구부터 욕실·주방가구까지 토탈 인테리어 업체의 진용을 갖춰나가고 있다”며 “쉽진 않겠지만 올해 매출 목표 18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