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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입장에서 지난 13일(어제)은 문 후보의 참석 여부를 확정지어야 하는 ‘데드라인’이었다. 민영토론회의 개최 기간을 엄격하게 정해놓고 있는 공직선거법 때문이다. 이 법에 따르면 오는 17일부터는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공영토론회만 개최할 수 있는데, 15, 16일이 주말이기에 13일에는 연락이 와야 14일 강연을 열 수 있었던 것이다.
문 후보의 답변만 기다리던 대한상의는 13일 오후에서야 문 후보 측으로부터 “참석하겠다”는 통보를 받고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대한상의는 부리나케 출입기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문 후보 강연 일정을 알렸다. 재벌· 대기업과 선긋기를 하고 있는 문 후보는 막판까지 강연 참석 여부를 망설였던 것 같다.
하지만 문 후보는 대한상의가 일부 재벌이 아닌, ‘경제계’를 대표하는 단체로 판단하고 참석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문 후보의 강연 내용을 봐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대한상의에 속한 18만개 회원사 가운데 대기업 회원은 극히 일부에 그친다.
그러면서 그는 “(대한상의 제언이) 제 경제공약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았다”면서 “박 회장을 비롯한 대한상의와 대화하면 ‘한국경제의 미래를 다시 설계할 수 있겠다’, ‘건설적인 협력파트너가 될 수 있겠다’ 이렇게 느껴져서 정말로 기뻤다”고 덧붙였다.
이어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 시대는 지나갔다”며 “정경유착, 특권경제가 만든 불평등 경제를 바로 잡을 때가 왔다”고 부연했다. 전경련의 역할이 유명무실해진 상황에서 대한상의 위상이나 역할이 한층 높아질 수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면서 “혹시라도 기업인들이 아직도 (제가) 반기업적일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는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국민들에게는 일자리가 늘어나고 기업들에게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내고, 국민과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경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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