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고령화가 세계적인 화두로 등장한 가운데 글로벌 기업들이 실버시장(고령 은퇴층이 주도하는 시장) 공략에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고령층 인구가 급증하고 있고 고령층이 젊은이보다 지갑도 두툼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실버산업은 오는 2020년까지 15조달러(1경5900조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영국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를 인용해 1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실버시장이 급성장하는 데에는 고령 인구의 폭발적 증가를 꼽을 수 있다.
유엔에 따르면 2050년이 되면 65세 이상 세계 고령인구가 20억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5세 이하 어린이 숫자보다 많은 것으로 인류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게다가 요즘 고령층은 예전과 달리 소비에 적극적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최신 보고서에서 미국과 영국의 전체 소비에서 50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60%, 50%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이른바 ‘실버 달러(Silver Dollar)’의 힘이다. 조디 홀츠먼 미국 은퇴자협회(AARP) 부회장은 “고령층이 늘어난다는 건 중산층이 증가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많은 기업들도 실버산업 성장 가능성을 보고 관련 상품과 기술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곳은 제약과 바이오기술 기업들이다. 생명과학 기업들은 지난해 연구개발(R&D) 분야에만 2010억달러를 쏟아부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3.1% 증가한 수치다. 65세 이상 미국인 가운데 86%는 적어도 심장질환이나 암, 당뇨병 등을 앓고 있다.
고령층이 많은 일본도 예외는 아니다.
일본의 대표 자동차업체 도요타는 노인친화적 자동차 개발에 나섰다. 각종 센서와 스캐너로 교차로에서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고령 운전자에게 위험을 알려주는 경고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를 위해 현재 일본에서 현장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포드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미래에는 100살짜리 노인이 차를 모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