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5년 전 파괴한 DMZ '감시초소' 복원…尹 "확고한 대비태세" 지시(종합)

軍, 9.19군사합의 폐기 선언 후 北 특이동향 포착
동부전선 북한군 폐기 GP 복원 정황 사진 공개
서해 해안포 덮개 개방 숫자도 확연히 늘어
정찰위성 사진 촬영 주장은 '보여주기식' 평가
尹대통령 "국민 안심하도록 北 빈틈없이 감시해야"
  • 등록 2023-11-27 오후 3:46:50

    수정 2023-11-27 오후 7:20:40

[이데일리 김관용·권오석 기자] 9.19 남북군사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한 북한이 비무장지대(DMZ) 내 파기했던 감시초소(GP)를 복원하고 해안포 포문을 개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보고받은 윤석열 대통령은 군사대비태세를 강조했다.

군 관계자는 27일 기자들과 만나 “9.19 군사합의에 따라 파기했던 11개 GP에 관측소(OP)로 추정되는 구조물을 만들고 있는 것이 전 지역에 걸쳐 식별됐다”면서 “24일부터 이곳에 중화기를 반입하고 주·야간 경계근무 등의 활동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에 따라 DMZ의 평화지대화 실현을 위한 조치로 남북 군 당국은 GP 철수를 추진했다. 시범적으로 남북 간 GP 거리가 1㎞ 이내에 있는 곳 11개를 우선 없애기로 했는데, 이중 1곳은 병력과 장비는 철수하되 원형을 보존키로 했다.

동부전선 북한군 GP에서 관측소(OP) 추정 구조물을 만들고 있는 모습이 우리 군 지상 감시자산에 포착됐다. (사진=국방부)
군 당국이 이날 공개한 동부전선 지상 촬영 북한군 동향 사진에 따르면 북한군이 기존에 파괴한 GP 상단에 목조 구조물을 만들고 이를 도색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GP 상단에 감시소를 만드는 것으로 해석된다. 우리 군 GP는 콘크리트 건물 전체가 겉으로 드러나 있지만, 북측 GP는 1~2층만 땅위로 모습을 드러내 놓고 나머지는 눈에 보이지 않게 땅 밑에 숨겨둔 형태다.

또 GP에 중화기를 반입하는 장면도 목격됐다. 북한군은 GP 파기 후 병력과 장비를 철수시켰지만, 현재 경계호를 만들어 무반동총기를 배치했다. 야간에 경계병력도 배치돼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와 함께 해안포 개방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군 관계자는 “기존에는 평균 1개소에 1~2문 정도의 해안포가 개방돼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늘었다”면서 “개소 당 10문 이상, 기존 대비 몇 배씩 많아졌다”고 전했다.

북한은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대한 상응조치로 우리 정부가 22일 9.19 군사합의 일부 조항의 효력을 정지하자 23일 합의 전면 폐기를 선언했다. 그 직후 이같은 동향이 식별되고 있는 것이다. 군사합의 파기 선언 후속 조치로 최전방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동부전선 북한군 GP에서 참호를 만들고 무반동총을 반입하는 활동(왼쪽)과 야간에 경계병력이 배치돼 있는 모습이 우리 군 감시장비에 포착됐다. (사진=국방부)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김명수 신임 합참의장에게 9.19 군사합의 일부 효력정지 조치 이후 북한의 동향 등 안보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북한의 동향을 빈틈없이 감시하면서 우리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북한 GP 복원에 대한 상응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군 당국은 지난 22일 9.19군사합의 ‘비행금지구역’ 효력 정지 조치 이후 육군 군단급 무인기 등의 감시정찰 비행 활동을 2018년 이전으로 복원했다.

한편 군 당국은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의 경우 궤도 진입에 성공해 현재 정상적으로 지구 주위를 돌고 있어 2016년 2월 궤도 진입 후 며칠 뒤 고장난 ‘광명성-4호’와 비교해 기술적 진전을 이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북한의 위성 사진 촬영 주장에 대해선 궤도 진입 후 전력화까지 4~6개월 정도 소요된다는 점을 들어 보여주기식 선전으로 평가했다. 북한은 지난 21일 밤 쏘아올린 군사정찰위성을 통해 한반도에 이어 미국 하와이까지 촬영했다고 주장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이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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