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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정부의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건설 사업에서 안산~인천 구간이 습지훼손 문제로 반쪽짜리 공사가 될 전망이다.
17일 국토교통부와 인천시에 따르면 국토부는 2030년 전체 구간 개통을 목표로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김포~파주~양평~안산~인천·263㎞) 건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체 13개 구간으로 나눠 시행하는 이 사업에서 안산~인천 구간(19.8㎞·왕복 4차로)은 환경단체와 주민 민원이 잇따라 제기돼 사업계획을 확정하지 못했다. 나머지 12개 구간은 이미 개통했거나 공사 중이다.
인천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국토부 계획대로 안산~인천 구간을 건설할 경우 연수구 송도6·8공구 주변 습지보호지역(2.5㎢·갯벌)의 중심부를 관통하기 때문에 습지가 훼손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습지보호를 위해서는 해당 구간을 해저터널로 만들거나 습지 밖으로 우회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송도습지는 습지보전법상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며 “람사르협약으로도 보호를 약속한 곳이어서 단 한 평도 훼손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국토부는 안산~인천 구간에서 민원과 관련된 2구간 공사(남송도IC~인천남항·11.4km)를 보류하고 우선 1구간(시화~남송도IC·8.4㎞)부터 건립하기로 했다.
1구간은 이르면 2023년 착공하고 2030년 개통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습지훼손 민원을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렵다고 보고 1구간 우선 착공을 결정했다. 2구간은 인천시가 민관협의회에서 환경단체 등과 합의점을 도출하면 설계를 진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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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는 2구간 건설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시의원, 주민, 환경단계 관계자, 교수 등 23명으로 민관협의회를 구성했고 지난 7일 첫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국토부 건설사업을 대행하는 한국도로공사 직원이 참여해 안산~인천 구간 공사계획(국토부 원안)과 해저터널 건설안, 우회도로안 등을 설명했다. 해저터널이나 우회도로를 건설할 경우 공사비는 최소 3000억원 이상이 추가된다.
도로공사측은 국토부 원안에 대한 시의원, 환경단계 관계자 등의 우려 사항을 청취한 뒤 여러 방안을 검토해보기로 했다. 2구간 공사가 지체되면 제2순환고속도로가 연결되지 못하고 화물차 통행 등에 불편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시 관계자는 “올 연말까지 민관협의회에서 인천시 방안을 도출하겠다”며 “습지를 보호하고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2구간 공사가 늦어지면 안산~인천 구간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며 “1·2구간의 동시 개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