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9~10일 열리는 임기 내 마지막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또 한번 통화정책에 ‘깜짝’ 변화를 줄 것인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구로다 총재의 임기가 내달 8일 만료됨에 따라, 그의 10년 임기 중 이번 회의가 통화정책에 관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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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이 49명의 이코노미스트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46명은 이번 회의에서 통화정책에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구로다 총재가 그동안 금융완화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하게 밝혀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골드만삭스와 BNP파리바는 일본은행이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을 조정하거나 폐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지난해 12월 시장 예상을 뒤엎고 장기금리 변동폭 상한을 0.25%에서 0.5%로 상향한 것처럼 긴축 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다.
비록 소수지만 이러한 의견이 나오는 이유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고삐를 더욱 옥죌 것이란 관측이 확대했기 때문이다. 연준이 최종 기준금리를 6%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는데, 현실화할 경우 미일 간 장기금리 격차가 더욱 벌어져 엔화가치 하락→수입물가 상승→인플레이션 심화로 이어질수 있다. 일본은행은 2% 물가목표 달성에서 더욱 멀어지게 된다.
YCC 정책에 따른 무제한 국채매입으로 일본 국채 10년물 거래가 사실상 ‘실종’된 상태라는 점도 문제다. 장단기금리 역전 등 시장왜곡이 심화해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전문가들 간 이견이 없는 상황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아지면 기업들이 회사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워진다. 이를 바로잡으려면 장기금리 상단을 다시 한 번 높일 필요가 있다. 일본은행은 작년 12월에도 같은 이유로 장기금리 상한을 상향했다.
블룸버그는 변동성이 확대할 수 있는 혹시 모를 가능성에 시장이 경계하고 있다면서도, 대부분은 기존 정책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한 소식통은 “이번 회의에서는 또 다른 정책 변경보다 작년 12월 조정에 따른 영향을 모니터링하는데 더 집중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