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만 끝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줄 알았는데, 현실은 녹록지 않네요. 재료비 폭등에 사람 구하기도 어려워 정말 힘드네요. 그래도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좋아질 거란 희망을 품습니다.”
| 대전 유성구 봉명동의 먹자골목에 있는 식당들에 손님들이 몰리면서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박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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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가운데 대전지역 상권에선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교차하고 있다. 대전 대덕구 오정동에서 삼겹살 식당을 운영 중인 임영철(47) 씨는 9일 “거리두기가 끝나는 시점에 맞춰 단체예약 등에 대비해 종업원을 추가 채용하려고 했지만 아직 문의조차 없다”며 “다른 업종과 달리 시급이 상당히 센 편이지만 젊은 사람들은 식당에 일하는 것보다는 배달 라이더 등을 선호해 구인난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임 씨는 “다만 식당에 방문하는 고객들이 그간 가족단위였다면 지난주부터는 단체회식 예약 문의가 서서히 들어오고 있어 매출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대형 식당도 지난달 18일부터 달라진 분위기를 체감하고 있었다. 김석기(53) 대표는 “그간 점심이 끝나면 보이지 않았던 손님들이 지난달 18일부터는 팀 단위의 단체 예약이 이어지고 있다”며 “지난 2년간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울컥하지만 너무 행복하다. 앞으로 다시는 코로나 사태와 같은 일들이 벌어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저녁이 되자 대전의 최대 상권으로 부상한 유성구 봉명동의 먹자골목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충남대와 KAIST, 목원대 등 주변 대학가에서 쏟아져 나온 대학생들과 젊은 직장인들이 몰리면서 몇몇 식당은 1시간 이상 대기해야 했다. 봉명동에 만난 대학생 박지윤(21)씨는 “2년 가까이 대학 생활을 모르고 지내다가 최근에 와서야 학우들을 만나고 있다”면서 다시 찾은 일상의 행복에 즐거움을 감추지 못했다.
| 정부대전청사가 위치한 대전 서구 둔산동의 식당가에 시민들이 발길이 뜸해지면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박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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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에서는 코로나 이전과 달라진 저녁 문화에 당혹해하는 모습도 종종 보였다. 정부대전청사 인근의 한 식당 관계자는 “코로나 이전에는 점심은 물론 저녁까지 손님들이 좌석을 꽉 채웠지만 거리두기 종료 후에도 저녁 장사는 예년의 30% 수준에 불과하다. 저녁도 가볍게 식사만 하고, 예전처럼 술을 오래 먹거나 2차를 간다는지 하는 손님들은 거의 사라졌다”며 코로나 이후 달라진 회식 문화에 아쉬움을 표했다.
또 손실보상 대상에서 제외된 지역 여행·숙박업계 등은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충남 천안에서 모텔을 운영 중인 업주 허모씨는 “객실 운영 수준을 낮추는 등 정부·지자체의 방역지침을 100% 준수했지만 인제 와서 명확한 기준이 없어 보상 대상에서 빠진 것은 전혀 이해할 수 없다”며 정책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했다.
손실보상 대상에는 포함됐지만 위드 코로나 시행에도 영업제한이 유지된 유흥업계도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국유흥업중앙회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밤과 낮을 구분하는 것도 아닌데 영업제한이 해제되지 않은 것은 유감스럽다”며 “다른 업종과 달리 유흥업종만 영업시간 제한을 받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