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대망론’에 신경전 벌이는 친박·비박

반기문 띄우기 나선 친박, 선 긋는 비박
“금의환향” “국민이 환영할 일” 치켜세우자
“구세주인양 한다면 정치사에 부끄러운 점”
  • 등록 2016-09-19 오후 3:42:04

    수정 2016-09-19 오후 3:42:16

새누리당 이정현(오른쪽) 대표와 강석호 최고위원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새누리당이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의 대망론이 급부상하자 계파간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친박근혜계 중심의 ‘반기문 띄우기’에 비박계가 선을 긋고 나서는 모양새다.

‘반기문대망론’은 충청권의 거두인 김종필(JP) 전 국무총리가 사실상 반 총장의 킹메이커 역할을 자처한데다 내년 1월 귀국설이 확실시되면서 재점화됐다. 그동안 정가 안팎에서 반 총장이 친박 대표대권주자 성격이 굳혀지면서 비박계 잠룡인 김무성 전 대표·유승민 전 원내대표·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은 영 달갑지 않은 표정이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한 듯 친박일색인 당 최고위원회 내 유일한 비박계인 강석호 최고위원은 강한 경계심을 드러내며 쓴소리를 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훌륭한 분들이 대한민국 정치에 보탬이 돼야 한다. 그런 부분에선 공정하고 공평하게 모든 부분이 다뤄져야 한다”며 “반 총장을 구세주가 되는 양 치켜세운다면 우리 정치사의 부끄러운 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최고위원은 김무성계로도 분류된다.

앞서 비박계 중진인 김성태 의원도 반 총장을 겨냥해 “당헌당규에 따른 철저한 당내 민주적인 경선이 제일 중요하다”며 “이정현 대표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건강한 대선후보를 당이 잘 수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반 총장도 반드시 경선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으로 강 최고위원과 같은 맥락의 발언이다.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최고위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반 총장을 향해 “금의환향” “내년 1월 귀국은 온 국민이 환영할 일”이라며 반 총장을 치켜세웠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반 총장이 내년 1월 귀국할 뜻을 밝혔고 저는 그동안의 노고를 위로 드렸고 소중한 경험과 지혜를 우리나라의 미래 세대를 위해 써 달라는 인사를 했다”며 “반 총장이 임기를 마무리하고 금의환향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조원진 최고위원도 “반 총장이 임기를 마치고 내년 1월에 귀국한다는 것은 여당뿐만 아니라 국민이 환영할 일”이라며 “귀국하면 국내 정치에 대한 부분들도 관심을 갖고 보셨으면 한다”고 거들었다.

다만 이장우 최고위원은 “반 총장이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치게 해 드리는 게 우선”이라며 “(내년 일은) 귀국하고 난 다음의 일”이라고 했다. 당장은 국내 정치와는 거리를 두는 편이 반 총장의 향후 대권행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 나온 발언으로 보인다. 앞서 정 원내대표도 미국순방 직후 “지금부터 내년 일을 고민하는 듯한 인상은 못 받았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비공개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강 최고위원이 반 총장을 너무 치켜세워선 안된다고 했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치켜세운 적 없다. 인사한 게 전부”라며 “새누리당에서 반 총장을 적극적으로 영입 전략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는 그런 차원은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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