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카드 규탄한 PG협회…"사실상 우회적 리베이트"

[이데일리 김가은 기자] PG협회는 최근 주요 은행계열 카드사를 대상으로 밴(VAN) 직매입 영업을 확대 중인 BC카드가 업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수료를 낮춘 직승인을 미끼로 대형 가맹점을 확보하며 영향력을 키우는 것이 사실상 우회적인 리베이트라는 것이다.

(사진=비씨카드)

29일 전자지급결제업계에 따르면 카드업계는 지난해 말부터 가맹점들과 직승인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다른 카드사에 거래 중계 서비스를 위탁해 특정 가맹점의 자체 시스템의 구축 비용을 현저히 낮춘 직승인 시스템을 운영하고 나섰다.

결제 시장에서 PG는 온라인 가맹점에 결제 서비스 제공 및 정산을, VAN은 결제정보 전송 및 처리를 담당하며 소비자와 카드사 간 결제가 이뤄지도록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PG협회는 특정 카드사가 승인중계·매입·종이전표 수거, 정산 등 결제 프로세스 관련 업무를 처리하는 PG와 VAN사의 업무를 처리하겠다고 나서며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결제업계는 해당 카드사의 직승인 계약 유도에 대해 업권을 침해하는 불공정한 행위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이 카드사는 자신의 가맹점이 아닌 다른 카드사 가맹점의 거래 중계 역할까지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C카드는 “거래 중계 서비스는 카드 결제 과정의 서비스에 불과하며 직매입을 통해 가맹점들은 수수료 및 시스템 구축 비용을 절감하고 각 카드사는 결제 관련 비용을 낮추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반박 중이다.

그러나 결제업계는 “‘거래 중계 서비스’는 전통적 VAN의 영역”이라며 “직매입을 통한 카드사의 대형가맹점 VAN 수수료 인하는 변칙적인 리베이트”라고 재반박하고 있다. 여신전문금융법상 신용카드업자가 대형가맹점에 대해 원칙에 반해 실제 비용 절감액을 초과해 과도하게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하는 행위는 리베이트로 규정된다.

금융위 유권해석에 따르면 신용카드업자는 해당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율 산정에 VAN 수수료 절감액을 반영할 수 있지만 절감액은 객관적으로 공정,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수준이어야 한다. 결제업계는 “카드사가 월등히 낮은 수수료로 다른 카드사와 특정 가맹점에 영업을 하게 되면 기존 PG, VAN사들의 수수료에 영향을 주게 되어 기업 생존권을 위협받게 된다”고 호소했다.

전자지급결제협회 관계자는 “가격 결정권이 큰 카드사가 VAN사 대신 타 카드사와 대형가맹점 간의 거래를 중계하고 그 과정에서 수수료를 시장에서 통용되는 금액보다 낮춰주면 사실상 리베이트”라며 “거래 관계가 수직적으로 구축돼 있는 업(業)에서 위탁사인 신용카드가 수탁업체의 영역을 침투하는 것은 명백한 거래상 지위 남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