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신종코로나 경각심 갖길"…감염예측 사이트 만든 중·고생들

전국 프로그래밍 `덕후` 중·고생 6명이 모여 개설
중국 내 감염자·사망자 수 예측기능 탑재 차별화
전국 마스크 판매점·가격비교 사이트도 준비 중
"앞으로도 공익 목적의 재능기부 이어 나가겠다"
  • 등록 2020-02-04 오후 1:53:20

    수정 2020-02-04 오후 1:53:20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많은 분들이 이 사이트를 통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정보도 얻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우려가 커지면서 시민들이 직접 만든 신종 코로나 정보 제공서비스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이번에는 전국 각지의 프로그래밍 `덕후(한 분야에 몰두해 전문가 이상의 열정과 흥미를 가진 사람을 이르는 신조어)` 중·고등학생 6명이 의기투합해 신종 코로나와의 전쟁을 지원하고 나섰다.

중·고등학생들로 구성된 청소년 프로그래밍 커뮤니티 세미콜론이 개설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정보 웹사이트 Uvirus (사진=Uvirus)


김해 경운중 3학년인 문정민 학생은 4일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시민들이 관련 정보를 더 정확하고 간결하게 확인할 방법은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개발 배경을 밝히면서 “청소년 프로그래밍 커뮤니티를 함께 하는 운영진들끼리 `우리가 한 번 사이트를 만들어 보자`며 재능기부식으로 참여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김해·대전·세종·순천·전주·평택 등 전국 각지 중·고생 6명이 온라인에서 만나 만들어낸 웹사이트 이름은 `유바이러스(Uvirus)`. 구입 가능한 도메인 중에서 신종 코로나 발원지인 우한의 앞글자와 발음이 가장 비슷한 알파벳 `U`와 `바이러스`의 합성어다. 6명 모두 지난달 25일부터 작업에만 몰두한 끝에 단 엿새 만에 사이트를 만들어냈다. 개설 5일째인 이날 현재 사이트 누적 방문수는 4000여명이다.

다른 시민들이 개발한 `코로나맵`이나 `코로나 알리미`와의 차별점은 앞으로 예상되는 중국 내 감염자·사망자 수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 매일 질병관리본부, 중국집계데이터, 해외감염병NOW, 블룸버그통신 등을 기반으로 데이터를 수집해 감염자와 사망자를 예측한다.

지난 2018년 정보올림피아드에 참가 중인 순천 향림중 2학년 강창완 학생 (사진=본인 제공)


이 페이지를 만든 세종 소담중 3학년 허형준 학생은 “감염병 예측 모델링에서 기본이라 불리는 SEIR 모델을 활용했다”며 “평균 증가량 그래프 뿐 아니라 새로운 알고리즘도 제작해 더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게끔 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유바이러스는 국내 감염자 경로 지도와 확진자·유증상자·격리해제자 등의 수치, 관련 뉴스 등을 제공하는 `한국 맵`, 국가별 감염자·사망자 수치를 제공하는 `국제 맵` 등 메뉴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신종 코로나 선별진료소 현황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구글 맵 구현 등을 맡은 정우준(평택 오성중 2학년)학생은 “지도에 감염자가 다녀간 길들을 표시했더니 우리나라에 감염 위험지역이 정말 많다고 느꼈다”며 “많은 시민들이 유바이러스를 이용해 신종 코로나 관련 정보를 손쉽게 얻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유바이러스를 만든 중·고생들은 청소년 프로그래밍 커뮤니티 `세미콜론`을 통해 만난 사이다. 세미콜론은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청소년 소프트웨어교육 저변 확대를 위해 개최한 `한국코드페어` 참가자들이 모여 지난해 10월에 만든 프로그래밍 커뮤니티다.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회사인 구름에서 프로젝트 개발비와 서버비 등을 지원한다. 문정민, 허형준 학생 외에 오승현(전주 동암고 3학년), 정우준(평택 오성중 2학년), 박성민(대전 삼천중 2학년), 강창완(순천 향림중 2학년) 학생이 세미콜론 운영진이며 이번 사이트 제작도 이들이 도맡았다.

유바이러스는 세미콜론의 첫 프로젝트다. 유바이러스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공익적인 목적으로 재능 기부를 해나가겠다는 게 이들의 목표다. 집단 지성을 활용해 전국 마스크 판매점과 가격비교 정보를 제공하는 두 번째 프로젝트를 이미 준비 중이다. 오승현 학생은 “앞으로도 광고나 수익을 얻기보다는 재능기부 형태로 공익적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하고 싶다”며 “앞으로 발표할 프로젝트들에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 갖고 도움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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