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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가통계국은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작년 동기 대비 4.5%로 집계됐다고 18일 발표했다. 이는 작년 4분기(2.9%)와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4.0%)를 상회하는 수치로, 지난해 1분기(4.8%) 이후 1년 만에 4%대 성장률을 회복한 것이다.
이는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로 풀이된다. 중국은 지난해 말 엄격한 방역 정책인 ‘제로 코로나’를 사실상 폐기하면서 내수 활성화와 외자 유치를 통한 경제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경제 성장률이 3.0%에 그친 중국은 올해 연간 성장률 목표치로 5.0% 안팎을 제시했다.
특히 소매판매가 경기 회복을 주도했다. 같은 날 발표된 3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0.6% 올랐다. 전문가 예상치인 7.5%와 전월(1~2월) 3.5%를 모두 크게 웃돈다. 위드 코로나에 따른 소비 회복에 지난해 3~4월 상하이 전면 봉쇄 등의 기저효과가 더해지면서 2021년 6월(12.1%)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해석된다. 소매판매는 백화점, 편의점 등 다양한 유형의 소매점 판매 변화를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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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가 살아나면서 1분기 GDP 성장률이 양호한 성적을 거뒀지만 연간 목표인 5.0% 안팎 달성에는 미치지 못했다. 다만 연초까지 중국 내 코로나19 대규모 확산이 이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2분기 성장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2분기 상하이 봉쇄에 따른 기저효과와 주택 시장 회복, 소비 확대 등을 고려하면 중국의 성장률 목표치 5.0% 안팎 달성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여전히 산업생산과 고정자산투자는 1~2월 대비 개선을 보여줬으나 예상치를 밑돌았다. 3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3.9%, 올해 1~3월 누적 고정자산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에릭 주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는 가장 큰 원동력이 내수라는 점은 고무적”이라면서도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전반적인 수요 위축이 산업 생산의 반등을 저해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
올해 중국 경기가 양호한 출발을 보여주면서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다. 일각에선 여전히 성장 촉진을 위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실질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 인하 가능성을 제기한다. 하지만 이강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지난 14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세계은행(WB)·국제통화기금(IMF) 춘계회의에서 “중국 경제가 올해 (정부 목표치인) 약 5%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경기 부양책에 신중한 입장임을 시사했다.
호주뉴질랜드(ANZ)은행의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레이먼드 영은 “중국 경제가 빠른 속도로 반등하면 인민은행은 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없다”면서 “인민은행은 금융 시장에 충분한 유동성을 보장하면 된다”고 말했다.